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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협력업체 안전사고 대기업 책임 가볍지 않다

송고시간2015-01-1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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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12일 경기도 파주시의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질소가 누출돼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났다. 이들은 LG디스플레이와 협력업체 직원들로 장비 유지보수 작업을 하다 변을 당했다. 경찰은 밀폐된 공간의 질소를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하다 피해자들이 질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작업 전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인지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더 확인해봐야겠지만 사고 정황이나 인명피해 규모로 볼 때 안전관리가 철저하지 않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안전을 그렇게 강조하는데도 산업현장에서 소중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끊이지 않아 안타깝다. 그중에서도 작업 중 가스 누출로 근로자가 질식해 숨지거나 다치는 사고는 빈도가 잦은 편이다. 지난달에도 울산시 울주군 신고리원전 3호기 건설 현장에서 질소 가스 누출로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같은 유형의 사고가 계속 나는데도 정부나 기업이 손을 놓고 있다면 산업재해 후진국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을듯하다.

최근 산업현장 안전사고에서 짚어봐야 할 것 중 하나는 대기업의 협력업체 근로자의 재해가 잦다는 점이다. 이번 LG디스플레이 공장 사고에서도 사망자와 중상자는 모두 협력업체 직원들이다. 지난달 신고리원전 3호기 건설현장 사고의 사망자도 마찬가지다. 이에 앞서 2013년 1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불산 누출로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사고, 같은 해 5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보수작업 중 5명이 아르곤가스에 질식해 숨진 사고의 피해자도 모두 협력업체 직원들이다. 대기업 사업장에서 사고가 났을 때 협력업체의 희생자가 많은 이유로 위험하거나 어려운 일은 하청업체에 맡기는 '위험의 외주화'가 꼽힌다고 한다. 즉, 협력업체 직원들이 위험에 더 노출된 일을 하는 셈이다. 그렇다 해도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면 사고를 줄일 수 있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대기업이 위험한 일을 협력업체에 맡겨놓고는 안전관리에는 소홀하거나 협력업체가 안전조치를 제대로 해서는 이익을 남기기 어려운 단가로 하도급을 주는 것이 사고를 부르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명과 직결되는 산업현장의 안전에서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구분이나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위험한 일을 협력업체에 맡겨놓고는 지원이나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해서는 안전이 지켜질 수 없을 것이다. 사고가 날 때마다 협력업체 직원들이 숨지거나 다치는 일이 반복된다면 원청업체인 대기업의 책임을 무겁게 물어 안전관리를 더 강화하게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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