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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신의 이름 빌린 학살' 비난(종합2보)

송고시간2015-01-1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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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어…타인종교 모독하면 안돼"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현지시간) 아시아 최대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 도착했다. (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현지시간) 아시아 최대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 도착했다. (EPA=연합뉴스)

(하노이=연합뉴스) 김권용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의 이름으로 학살 행위를 자행해서는 안 된다며 종교를 앞세운 테러행위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교황은 15일 스리랑카 방문을 마치고 두번째 방문국 필리핀으로 향하는 항공기 안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는 이슬람 과격세력이 최근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본사를 공격, 12명의 희생자를 낸 테러사건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교황은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종교를 모욕하거나 조롱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다. 특히 타인의 종교를 모독하거나 조롱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기자들 앞에 서 있던 교황청 인사를 가리키면서 "만약 친구인 가스파리 박사가 내 어머니에게 욕설을 한다면 당연히 한 대 얻어맞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며 "그게 정상이다. 다른 사람의 신앙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모독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필리핀 방문과 관련해 빈민과 착취당한 사람, 불의로 인해 피해를 당한 사람들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며 자신의 핵심 메시지는 가난한 자와 앞으로 나아가려는 빈민, 태풍 하이옌 당시 피해를 입고 지금도 여전히 고난을 겪는 빈민들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각국이 기후변화에 대해 한층 적극적으로 대응해 달라는 주문도 곁들였다.

교황은 국제사회 지도자들이 올해 파리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협약 체결을 위해 한층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그러면서 각국 정부 지도자들이 과거 리마 회의때와 달리 파리회의에서는 한층 용기를 내주기를 기대해보자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최대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 도착, 닷새간의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스리랑카 방문을 마친 교황은 이날 오후 5시45분 군경의 삼엄한 경호 속에 마닐라의 한 공군기지에 도착,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가톨릭 고위 성직자 일행의 영접을 받았다고 GMA방송과 외신이 보도했다.

필리핀 전역의 교회들은 교황 방문에 맞춰 일제히 종을 울리며 환영했고, 교황의 차량 행렬이 지나는 도로 주변에는 약 80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가톨릭 수장의 필리핀 방문은 1995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20년 만이다.

교황은 오는 16일 말라카낭궁을 방문해 아키노 대통령과 환담하고, 다음날에는 지난 2013년 태풍 하이옌 상륙 당시 7천350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중부 레이테 주의 주도 타클로반을 방문해 이재민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특히 18일에는 마닐라만 부근의 리잘공원에서 야외미사를 집전할 계획이다.

필리핀 교황방문준비위원회는 이날 미사에 사상 최대 규모인 약 600만명의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보고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1995년 요한 바오로 2세가 같은 장소에서 집전한 미사에는 약 500만명이 몰린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이슬람, 그리스정교회, 힌두교, 개신교, 유대교 등 다른 종교 지도자 10명을 만나 종교분쟁 해소를 위한 관용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당국은 교황 방문기간에 행사장 주변을 중심으로 약 5만명의 군과 경찰을 배치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펼칠 방침이다.

당국은 또 교황 방문시기를 전후해 비행장 주변의 항공기 이착륙을 금지하고 주변 도로도 차단했다.

필리핀은 교황 방문기간의 교통혼잡과 가톨릭 신자들의 편의를 위해 주말을 제외한 오는 19일까지를 임시 공휴일로 선포했다.

필리핀 언론과 가톨릭 교계는 이슬람 과격세력이 교황의 필리핀 방문기간에 암살 음모를 꾸밀지 모른다며 줄곧 우려를 표시해왔다.

앞서 아부사야프 등 필리핀 내 일부 이슬람 반군조직은 중동지역의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서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아키노 대통령은 지난 12일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교황에 대한 신변 위협 가능성을 언급하며 시민의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필리핀은 전체인구 약 1억 명의 80%가량이 가톨릭 신자인 아시아 최대의 가톨릭 국가다.

kk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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