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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서민의 '대통령과 유쾌한 여행' 화제

송고시간2015-01-17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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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히카 대통령과 비틀 승용차(AP=연합뉴스DB)
무히카 대통령과 비틀 승용차(AP=연합뉴스DB)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우루과이에서 대통령에게 차를 얻어 탄 주민의 얘기가 화제다.

우루과이 일간지 엘 옵세르바도르(El Observador)는 호세 무히카(79) 대통령이 올해 초 남서부 지역의 작은 마을 도로에서 한 주민을 차에 태워줘 깜짝 놀라게 한 사연을 16일(현지시간) 소개했다.

'헤랄드 아코스타'라는 이름의 이 주민은 지난 5일 자신이 일하는 공장에 출근했으나 신분증 기한이 만료돼 작업장에 들어갈 수 없었다.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던 아코스타는 불볕더위를 피해 도로 옆에서 쉬며 지나는 차량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관용차 번호판을 단 밴 한 대가 자신의 앞에 멈춰 섰고, 운전사가 아코스타에게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었다.

밴에 타는 순간 아코스타는 깜짝 놀랐다. 운전석에는 무히카 대통령, 조수석에는 부인 루시아 토폴란스키 연방상원의원이 앉아 있었다. 토폴란스키 옆에는 부부의 애완견 마누엘라도 있었다.

아코스타는 "사정을 설명했더니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며 차에 타라고 했다"면서 "대통령이 나를 차에 태워주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코스타는 대통령 부부와 찍은 사진과 함께 차를 얻어 탄 사실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 얘기는 순식간에 퍼졌다.

아코스타는 "짧은 여행이었고 대통령 부부는 매우 친절했다"면서 "그날 하루 일을 하지는 못했지만, 더없이 소중하고 유쾌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검소한 대통령'으로 일컬어지는 무히카 대통령은 많은 일화를 남기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5년 재임 기간 받은 월급 가운데 40만 달러(약 4억3천100만 원)를 서민주택 건설 사업에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은 무히카 대통령 정부가 취약계층에 5만 가구 주택 공급을 목표로 추진한 것이다.

무히카 대통령이 가장 최근에 제출한 재산신고 서류에 따르면 월급은 1만4천 달러이며 이 가운데 87%는 자신이 속한 중도좌파 정당 프렌테 암플리오(Frente Amplio)와 사회단체에 기부했다. 그의 재산 목록에는 허름한 농장과 1987년형 하늘색 폴크스바겐 비틀, 트랙터 2대, 몇 대의 농기구가 올라 있다.

오는 2월 말 퇴임을 앞둔 무히카 대통령의 지지율은 65%다. 지난 2009년 11월 대선 결선투표 승리 당시 득표율 52%를 크게 웃돈다.

우루과이 서점가에서는 무히카의 전기 '조용한 혁명'(La Revolucion Tranquila)이 베스트셀러로 떠올라 화제가 됐다.

이 책은 무히카가 군사독재정권 시절 좌파 무장조직의 게릴라로 활동하던 시절과 14년에 걸친 교도소 생활 등을 담았다. 조만간 10여 개국에서 번역 출판될 예정이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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