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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에는 조건없어"…정부, 북핵 탐색적 대화 추진

송고시간2015-01-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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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대화'와 '협상' 분리…사실상 협상재개 기준완화 기류

남북 제2차 비핵화회담(자료사진)
남북 제2차 비핵화회담(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정부가 장기화되고 있는 북핵 무(無) 협상 국면에 변화를 주기 위해 미국 등과 함께 이른바 '탐색적 대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0일 북핵 문제와 관련, "북한과의 대화에는 열려 있는 입장이고 모든 대화에 반드시 조건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대화는 조건없이 언제든 할 수 있으며 어떤 조건이 갖춰지면 비핵화 협상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신년사에서 핵·병진 노선과 핵 억제력을 강조하는 등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북한과 마주앉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이 요구되는 북핵 협상이 조만간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서지 않음에 따라 북한과의 대화에 좀 더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 역시 이런 북핵 대화에 열려 있다고 전하고 있다.

소니 해킹 사태 이후 미국에서 대북 제재 분위기가 강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이 강경 모드라고 해서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지난달 17일 "오마바 행정부는 북미 대화를 하는 데서 주저한 적이 없다"면서 "대북 대화와 협상은 구별돼야 한다"고 말했는데 미국의 이런 입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판단이다.

다른 정부 고위당국자는 "핵 문제까지 포함한 북미 대화나 우리와 북한과의 대화, 3∼4자 대화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니 분위기가 조성되면 대화가 있을 수 있다"면서 "올해 탐색적 대화를 해보겠다는 생각은 다들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28일 일본에서 열리는 한미일 3국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 계기에 미국과 별도로 양자 회담을 하고 어떻게 북핵 대화에 시동을 걸 것인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은 매년 1∼2차례 열리고 있으나 이번 일정은 우리 정부의 요청으로 예년보다 일찍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3월 초 북한이 반발하는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되면 대화 분위기 조성이 어려워질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사실상 조건없는 북핵 대화를 거론하는 것은 북핵 협상 공백 상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북한의 핵 능력은 계속 고도화되고 있는 것에 대한 부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08년 12월 6자회담이 좌초된 이후 2012년 북미 2·29 합의를 계기로 비핵화 협상이 재개 수순을 밟을 뻔했으나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2·29 합의가 무산된 이후 현재까지 비핵화 협상은 재개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비핵화 협상 재개와 관련한 사전 조치에 대한 정부 입장도 유연화되는 분위기다.

협상 목적이 북한 비핵화인만큼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기본 원칙에는 변화가 없으나 이른바 비핵화 사전조치와 같이 구체적인 조치는 거론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와 관련, 정부가 대화와 협상을 분리하고 있으나 사실상 이 두 개가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북핵 협상 재개의 조건 자체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협상 재개 전에 비핵화와 관련한 진정성을 보여라'고 북한에 촉구해 온 한미 양국의 기존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했음을 자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런 방침이 교착된 북핵 협상 국면을 변화시키는데 효과를 발휘할지도 미지수라고 전망하고 있다.

북핵 문제에 대한 북한의 태도가 강경한데다 미국 역시 북한과 대화의 문을 닫은 것은 아니라고 해도 국내 분위기상 속도 조절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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