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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떨어진다" 아우성에 靑 반대에도 '소급' 급선회

송고시간2015-01-2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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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당 비공개 회의서 "선거 책임질거냐" 의원 항의 빗발 당 지도부 긴급회의서 '소급적용' 거론…靑은 '펄쩍'

소득공제 발언하는 주호영
소득공제 발언하는 주호영

소득공제 발언하는 주호영
(서울=연합뉴스)이상학 기자 =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소득공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김연정 기자 = '13월의 세금폭탄' 논란에 새누리당이 21일 전격적으로 '소급적용' 카드를 꺼내든 것은, 이번 사태가 홍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세제 원칙을 고수하는 청와대의 입장과 달리 이번 사안이 심각한 민심 이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다.

연말정산과 관련해 복잡한 세법 개정 내용을 국민에게 잘 이해시켜야 한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인 반면, 새누리당은 당장 눈앞에 닥친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려면 극약 처방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본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번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때 애초 '13월의 세금폭탄'이라는 표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보였다.

2012년 9월부터 소득세 원천징수제도가 기존의 '많이 걷고 많이 돌려주는' 방식이 '적게 걷고 적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바뀐 데 따른 일종의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는 인식에 바탕을 뒀다.

오히려 새누리당에선 정부의 홍보·설명 부족을 탓하는 목소리가 컸다. 2013년 7~8월 세제개편안 발표 때 이미 한바탕 홍역을 치른 만큼 이때 변경된 개편안이 올해 연말정산에 적용되기에 앞서 정부가 이런 사정을 자세히 설명해줘야 했다는 것이다.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19일 현안브리핑에서 세금폭탄 논란을 놓고 "'많이 걷고 많이 환급'하던 방식에서 '적게 걷고 적게 환급'하는 방식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라며 "사정이 이런데 야당이 '서민증세', '13월의 세금폭탄'과 같은 선동적인 단어까지 써가면서 여론몰이에 몰입하는 것은 책임 있는 야당의 모습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튿날 오전까지만 해도 이런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되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정도에 머물렀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20일 당 원내대책회의에 앞서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기존 정부의 정책 방향과 다른 건 손볼 필요가 있다"며 "저출산 대책을 하면서 아이 낳는 데 대한 공제는 많이 늘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나성린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연말정산 종료 이후) 문제점이 밝혀지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중진연석회의 발언 듣는 지도부
최고중진연석회의 발언 듣는 지도부

최고중진연석회의 발언 듣는 지도부
(서울=연합뉴스)이상학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일단 연말정산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 정말 현행 세법에 문제가 있는지 정밀하게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올해 세제개편에 반영해 내년 연말정산부터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내대책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한 회의 참석자는 비공개회의에서 의원들, 특히 지역구 출신 의원들의 아우성이 빗발쳤다고 전했다.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며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고 한다.

한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일부를 제외하곤 원내대책회의 때 소급적용까지 이뤄져야 한다며 난리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몇몇 의원은 원내 지도부를 향해 "선거에 지면 당신이 책임질 거냐"고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의 등쌀에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 주호영 의장, 나성린 부의장 등이 기획재정부 조세정책관을 불러 긴급히 대책을 숙의했다. 이 자리에서 소급적용 가능성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이 소급적용으로 방향을 선회하려 하자 청와대는 이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 직전 "(국민의) 이해가 잘 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도 긴급 브리핑을 통해 "많이 떼고 많이 받느냐, 조금 떼고 조금 받느냐의 문제"라는 입장을 보여 당쪽과는 인식차를 드러냈다.

당 지도부는 청와대의 만류에도 이날 오전 정부에 소급적용을 강력히 요구하는 당정회의를 여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여야가 합의해 세법 개정안을 245대 6으로 통과시킨 만큼 우리 국회차원에서 국민 여러분께 매우 죄송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여기에 이 원내대표도 연말정산과 관련해 "원점에서 시작해달라"고 거들자 주 의장은 "이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오늘 오후 1시30분에 당정협의를 개최한다"면서 "이미 부과된 부분에 대해서도 오늘 오후 협의를 거쳐 시정될 수 있도록 당이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소급적용 요구 계획을 발표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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