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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출산휴가 제대로 못쓴 나같은 사람 안생겨야"

송고시간2015-01-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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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장관 연합뉴스 신년 인터뷰 문답

김희정 장관, 신년 인터뷰
김희정 장관, 신년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일·가정 양립을 얘기하는데 정작 나는 출산휴가도 제대로 못썼습니다. 그래서 이 정책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더 절실히 느낍니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23일 연합뉴스와 신년 인터뷰에서 "나같은 사람이 안생기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정책추진 의지를 내보였다.

취학 전인 두 자녀를 둔 김 장관은 '워킹맘'(직장인엄마) 장관으로서 정부에 바라는 게 뭔지를 질문받자 "보육서비스의 경우 시간대별, 연령대별 취약고리가 있다"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 내놓을 게 아니라 기존서비스의 취약고리를 막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장관과의 일문일답.

-- 올해 여가부에서 가장 관심을 두고 추진하는 정책이 있다면.

▲ 새롭게 시작하는 워킹맘·워킹대디 지원센터 시범사업이다. 정부 예산에 없던 것을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추진한다. 정작 맞벌이 부부들이 회사일에 바빠 정부 정책을 어디서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 모른다. 이들에게 교육, 상담, 체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 여성가족부의 모법인 여성발전기본법이 7월부터 양성평등기본법으로 개정 시행된다. 부처 이름도 바꾸나.

신년 인터뷰, 김희정 장관
신년 인터뷰, 김희정 장관

(서울=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정부조직 개편과 맞물려 이뤄져야겠지만 부처 명칭이 영문명(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과 마찬가지로 양성평등가족부나 양성평등청소년가족부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성평등기본법 시행에 맞춰 여성정책조정회의를 양성평등위원회로, 여성정책책임관을 양성평등정책책임관으로 바꾼 것도 이런 명칭 변경을 위한 수순이다. 부처 내 여성정책국을 양성평등정책국으로 바꾸려는 조치도 하고 있다. 직급, 직위, 국, 부처 순으로 서서히 바꾸려고 한다.

-- 양성 평등 달성 차원에서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 그동안 모성권 확보에 주력했으나 앞으로는 부성권 보호에도 중점을 두겠다. 아빠의 달 확산과 남성의 육아휴직 활성화 등이 그것이다. 정작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해도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 이런 아빠들에게 정부 정책을 알리고자 한다. 또 성별 영향 분석 평가를 해 한쪽 성별에 왜곡된 결과가 나타나는 상황을 개선하겠다. 우리가 말로만 여성발전기본법에서 양성평등기본법으로 가는 게 아니다. 남녀 대결구도가 아니라 동반성장 구도로 가겠다.

-- 여성 보호 관련한 정부의 정책에도 제도 따로 현장 따로라는 지적이 계속된다. 정부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도록 하기 위한 복안이 있나.

▲ 그동안 채용에만 신경 쓰다 보니 경력 유지를 놓치고, 그렇다 보니 다시 재취업이 어려워지고 쓸만한 여성 인력이 없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경력 단절 예방과 재취업 정책도 사실상 따로따로 이뤄졌다. 경력 유지와 재취업은 맞물려 있다. 이런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려 한다.

또 그동안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양적 확산에 주력했는데 이제는 센터가 140개 정도 된다. 이들 기관을 똑같이 운영하는 게 아니라 창업을 원하는 시골지역에선 농어촌형으로, 도심에선 30대 고학력 여성의 복귀 쪽에 맞춰서 경력개발형으로 하는 식으로 특화하겠다.

-- 신년 업무보고에서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지원을 본격화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정책을 추진하나.

▲ 학교 밖 청소년이 28만명에 이른다. 또 매년 6만명씩 늘어난다. 올해 시행되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내가 국회의원일 때 대표 발의한 것이다. 청소년임에도 학교를 안 다닌다는 이유로 국가가 손을 놓은 아이들을 위한 법률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을 어떻게든 국가가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업을 계속하길 원한다면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학교 대신 진로 교육을 원하면 멘토·멘티를 연결해주고, 학교를 나와도 또래 그룹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골자다. 또 학교를 통한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체계에서 벗어나는 점을 고려해 이런 부분도 지원한다.

신년 인터뷰, 김희정 장관
신년 인터뷰, 김희정 장관

(서울=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군대와 대학 등 권력 구조 내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 군대나 학교는 성폭력 교육 면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다. 대학교에 요청해 정기적으로 강의를 열고 수강해야 졸업이 가능하도록 해 최소한 한번은 듣고 졸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군대도 단체로 교육받다 보니 희화화하는 경우가 있어 소규모로 집단 특성에 맞도록 할 방침이다. 대학과 군대는 징계를 내부에서 하는 특성이 있다. 이런 사고가 터졌을 때 징계위원회에 관련 전문가가 참여해서 하도록 하겠다.

--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지난달 국방부에 군 복무를 정상적으로 이행한 병사가 취업할 때 복무보상점을 부여하고 복무 기간을 대학 학점으로 인정하라고 권고했다. 군 가산점 제도는 1999년 위헌 판결로 폐지됐는데 여가부 입장은 무엇인가.

▲ 국가 의무를 다한 사람에게는 우리 사회가 공로를 인정하고 반드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위헌 판결이 난 제도로 다시 논란을 일으키기보다 사회 경력으로 인정해주고, 호봉으로 반영하는 것과 같은 다른 방법으로 보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 같은 복무자라도 기간에 따라 나눠 혜택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이제는 병사 임금 인상에 관심을 둬야 하지 않을까 한다. 군에서도 개인시간을 더 주고 이 시간에 학점 취득 등 자기계발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 취임 6개월이 지났다. 워킹맘 장관으로서 어려움은 없나.

▲ 취학 전 아들, 딸이 있다. 일·가정 양립 얘기하는데 정작 나는 출산휴가도 제대로 못썼다. 그래서 이 정책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더 느낀다. 나같은 사람이 안생기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아이들 등·하원을 도와주시는 분이 있다.

-- 워킹맘 장관로서 정부가 앞으로 해줬으면 하는 게 있나.

▲ 부처 합동 업무보고에서도 얘기했는데 아이돌봄 같은 경우 시간대별, 연령대별 취약고리가 있다. 예를 들면 아이들은 집에 왔는데 엄마는 퇴근 안한 오후 시간 같은 때다.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 내놓을 게 아니라 기존 서비스의 취약고리를 막는 게 더 중요하다. 우리도 아이돌봄을 확대하지만 전 부처가 협업해 그런 취약시간대를 커버해야 한다. 그런 시간대 운영계획을 내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우선 인가해주는 방안 등을 다른 부처에 제의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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