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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조직 인질교환 요구 수감자는 '거물급'

송고시간2015-01-2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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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이 종종 인질극을 벌이는 것은 몸값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감자 석방을 노리는 때도 있다.

그러나 테러조직이 교환을 요구하는 수감자들이 대부분 '거물급'인 탓에 이 조건을 제안받은 상대방의 고민은 깊어지게 마련이다. 극단적 테러의 상징을 풀어준다는 내부 비판이 비등해 정치적 부담이 되고, 나쁜 선례로 남을 수 있어서다.

테러조직은 이런 거물급 테러리스트를 상대방이 쉽게 내줄 수 없는 점을 이용, 결국 인질의 몸값을 높이는 '미끼'로 쓴다는 분석도 나온다.

협상 상대가 교환에 응해 상징적 인물이 석방된다면 '명성'을 얻을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돈을 더 뜯어낼 수 있는 '양수겹장'식 전략인 셈이다.

IS가 24일 일본 인질과 교환하자고 요구한 수감자는 이라크 여성 사지다 무바라크 아트루스 알리샤위(45)다.

알리샤위는 2005년 9월 요르단 암만 래디슨SAS 호텔에서 남편과 함께 자살폭탄 테러를 시도하다 교수형을 받고 10년째 복역 중이다. 중동의 대표적 친미국가인 요르단을 겨냥한 이 테러로 36명이 숨졌다.

이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이라크 알카에다(AQI)는 바로 IS의 모태다. 알리샤위는 AQI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2006년 사망) 측근의 여자형제였다.

IS가 알리샤위의 석방을 요구한 배경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사건은 부부 동반 테러인데다 당시만 해도 이라크 외에선 여성의 자살폭탄 테러가 매우 드물어 충격을 더했다. 알카에다를 비롯한 테러단체는 알리샤위를 반미 여성 지하디스트의 전범으로 칭송한다.

지난해 12월 예멘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는 미군의 구출작전 와중에 사살한 미국인 인질 루크 소머스의 석방 조건으로 셰이크 오마르 압델라흐만(77)과 아피아 시디퀴(43) 등 2명을 교환하자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집트인인 압델라흐만은 '장님 셰이크'라는 별칭이 있는 전설적 테러리스트다.

그가 1980년대 이끌던 이집트의 테러단체 알가마 알이슬라미야는 훗날 알카에다 사상의 근간이 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1993년 2월 벌어진 뉴욕 세계무역센터 폭탄테러 사건을 조사하던 중 범인들이 모두 그의 추종자임을 밝혀내 그해 6월 뉴욕에 살던 압델라흐만을 체포했다.

1996년 테러모의 혐의로 종신형을 받은 그는 현재 노스캐롤라이나 연방의료시설에 수용돼 있다. 이후 여러 테러단체가 그의 석방을 요구하며 서방인 대상 테러를 벌이기도 했다.

또 다른 수감자인 시디퀴는 매사추세츠공과대(MIT)를 졸업한 파키스탄 출신 여성 신경과학 박사로 '레이디 알카에다'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유명 인사'다.

2001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자 2003년 초 파키스탄으로 건너가 알카에다에 가입, 연락·재정업무를 맡아 은밀히 활동했다.

아프간 경찰은 2008년 7월 가즈니 주에서 그를 체포하면서 폭탄제조법이 담긴 서류를 압수했다. 체포 이튿날 그는 FBI의 심문도중 총을 빼앗아 미군 1명을 쐈다.

2010년 살인미수 등 혐의로 86년형을 선고받았다.

시디퀴는 IS가 지난해 8월 미국인 인질 제임스 폴리를 참수하기 전 교환을 요구한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해 3월 시리아 정부와 알누스라전선 간에 실제 성사된 인질-수감자 교환 협상으로 풀려난 수감자 중엔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부인이 포함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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