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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에서 자수까지…경찰 수사로 본 '크림빵 뺑소니'

송고시간2015-01-3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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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빵 뺑소니' 사건 용의자 "정말 죄송합니다"
'크림빵 뺑소니' 사건 용의자 "정말 죄송합니다"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전국민의 공분을 샀던 '크림빵 뺑소니' 사건 용의자가 29일 오후 11시 8분께 경찰에 자수, 조사를 받은뒤 유치장으로 향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크림빵 아빠' 강모(29)씨를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한 허모(37)씨는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부서진 차량을 수리업체에 맡기지 않고 부품을 구입해 직접 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때 신용카드를 사용하면서 경찰에 덜미를 잡혔고, 수사망이 좁혀지자 자살을 시도하려다 부인과 함께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고 CCTV 영상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고 CCTV 영상

허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죄책감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지만 자신의 차량을 부모 집에 감춰놓고 수리도 이곳에서 하는 등 범행 은폐를 시도한 정황도 나오고 있다.

◇ 경찰 수사망 좁혀지자 뒤늦게 자수

허씨는 경찰에 자수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수사망이 좁혀지자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다 못해 '투항'한 셈이 됐다.

<범행에서 자수까지…경찰 수사로 본 '크림빵 뺑소니'> - 3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 흥덕경찰서가 가해 차종을 파악한 것은 지난 27일 오후 11시께다.

윈스톰 부품을 취급하는 충북 지역의 차량 부품대리점을 모두 조사한 경찰은 29일 충남 천안으로까지 수사망을 넓혔다.

이날 오후 1시 40분께 천안의 한 부품대리점에서 윈스톰 부품이 출고된 사실을 파악했고, 부품을 구입한 허씨의 신원도 확인했다.

<범행에서 자수까지…경찰 수사로 본 '크림빵 뺑소니'> - 4

허씨가 지난 24일 이 대리점에서 차량 수리에 필요한 안개등 덮개 등 부품 3개를 구입하며 신용카드를 쓴 게 단초를 제공했다.

경찰은 신용카드사에 요청, 허씨의 신원을 파악했고, 해당 신용카드사는 이날 오후 3시 경찰의 확인 요청이 있었다는 점을 허씨에게 통보했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허씨는 술과 수면제를 사들고 인근 산에 올라가 자살을 시도하려 했으나 부인의 설득에 마음을 돌려 자수를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경찰에 마지막으로 자신의 심경이나 털어놓아야겠다며 꺼 놓았던 휴대전화의 전원을 켠 직후 부인이 전화했고, 계속된 자수 권유에 마음을 돌려 경찰서를 찾았다고 허씨는 밝혔다.

◇ 사망 소식 듣고도 범행 은폐 시도

허씨는 뺑소니 사건을 저지른 후 나흘만인 지난 14일 언론 매체에 난 기사를 보고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는 것을 알았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그는 긴급체포된 직후에도 "사고 직후에는 자루나 조형물을 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크림빵 뺑소니' 피의자 차량
공개된 '크림빵 뺑소니' 피의자 차량

공개된 '크림빵 뺑소니' 피의자 차량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30일 오전 청주 흥덕경찰서 주차장에 모습을 드러낸 크림빵 뺑소니 사건 피의자 허모(37)씨의 차량 앞면. 허씨는 자신의 윈스톰 차량을 충북 음성군 그의 부모 집으로 옮긴뒤 차량 부품을 구입, 직접 수리했다. 2015.1.30
vodcast@yna.co.kr

그러나 정황상 허씨는 사고 당시 인명사고를 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개연성이 크다.

허씨가 '크림빵 아빠' 강씨를 치어 숨지게 하고 집에 들어간 지난 10일 새벽 그의 부인에게 횡설수설하며 사람을 치었다는 것을 털어놓았던 것으로 경찰은 알고 있다.

허씨 역시 술에 취해 하루종일 잠을 잔 뒤 이튿날 오전 자신의 차량이 부서진 것을 확인했다.

그는 경찰 수사의 추이를 지켜보다 사고 열나흘 뒤인 지난 24일 사고 은폐 시도에 나섰다.

영상 기사 "진심으로 반성해주길…" 크림빵 피해자父 호소
"진심으로 반성해주길…" 크림빵 피해자父 호소

"진심으로 반성해주길…" 크림빵 피해자父 호소 [투나잇 23] 어젯밤에 경찰서를 방문해 자수한 피의자 허모씨를 용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크림빵 뺑소니의 피해자 아버지 강태호씨가 오늘 "진심으로 반성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강씨는 오늘 오후 크림빵 뺑소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청주 흥덕 경찰서를 방문해 "자수라는 것은 스스로 잘못을 깨우치는 것"이라고 분노를 토해냈습니다. 또한 "원망도 하지 않을 것이고, 용서할 준비가 다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강씨가 하루 만에 변화된 태도를 보인 것은 허씨가 "사고 당시에는 사람을 친 줄 몰랐다"고 말하고, 사고뒤 차량을 부모의 집에 숨기고 직접 차량을 고쳐 범행 은폐를 시도한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천안의 부품대리점에서 부품을 구입한 후 음성의 부모 집에서 차량을 수리했고, 그 이후에도 차량을 이곳에 감춰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 'BMW→윈스톰' 경찰수사 혼선 이유는

뺑소니 사건이 발생한 지난 10일 이후 경찰은 용의 차종을 BMW로 봤다. 사고 현장에서 700m 떨어진 곳을 BMW가 지나가는 CCTV 영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좀 더 정확한 차종을 확인하겠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하는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영상 기사 '크림빵 뺑소니' 피의자 영장…"사람 친 줄 몰랐다"
'크림빵 뺑소니' 피의자 영장…"사람 친 줄 몰랐다"

[투나잇 23] [앵커] 국민의 공분을 산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고의 피의자가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피의자는 사고 당시 소주 4병 이상을 마시고 음주운전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동현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 19일만에 경찰에 자수한 37살 허 모 씨. 현장에서 달아난 이유에 대해 "사람을 친 줄 몰랐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허 모 씨 / 뺑소니 피의자> "사람이라기보다 조형물이나 자루 같은 것인 줄 알았습니다." 허 씨는 사고 당시 동료와 늦게까지 술을 마셨고 음주 상태에서 집으로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사고 4일 뒤에야 기사를 보고 자신이 사고를 낸 사실을 알았으며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주변을 정리하고 나서 자수하려고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정황상 허 씨가 자수할 의사가 없었으며 수사망이 좁혀오자 어쩔수 없이 자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사고 차량은 충북 음성에 있는 허 씨 부모의 집에서 발견됐습니다. 허씨는 사고 흔적을 지우려고 직접 차량을 수리했지만 사고 당시의 충격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박세호 / 청주 흥덕경찰서장> "수리업체에 맡기면 아무래도 범행이 발각될까봐 자기 친구 차를 타고 친구와 같이 천안에 가서 부품을 사고…" 경찰은 지난 29일 천안시의 부품대리점에서 윈스톰 차량의 부품이 출고된 사실을 확인하고 허 씨를 추적했습니다. 허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으로 인근 산에 올랐지만 아내의 설득으로 자수를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특가법상 도주차량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김동현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그러다가 수사본부를 차린 지난 27일 또 다른 CCTV 영상이 확보되면서 경찰 수사는 급변했다.

강씨의 시신이 충돌 지점에서 34m나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것은 직진·과속 차량에 변을 당했다는 것인데, 추가 확보된 CCTV 영상에 직진하는 윈스톰이 찍힌 것이다.

결국 경찰은 가해 차량의 차종을 윈스톰으로 급히 변경하면서 수사를 확대했고, 이런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된 허씨는 심적 부담을 느낀 끝에 결국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이 CCTV 영상을 일찍 확보했더라면 허씨 검거 시기를 좀 더 앞당길 수 있었던 것이다.

박세호 흥덕경찰서장은 CCTV를 뒤늦게 확보한 데 대해 "저희의 불찰"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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