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인터뷰> 이일형 KIEP 원장 "유가 3∼4년간 60달러 수준"

송고시간2015-02-02 06:05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남북통일은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세종시 세종국책연구단지 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이상원 기자 =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유럽과 일부 신흥국의 저성장이 발생하면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수출 경기를 보완할 내수 경기의 진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또 "유가 하락으로 일부 산유국에서 위기가 발생해도 세계 경제 시스템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원장과의 일문일답.

--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은.

▲세계 경제 전망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국가별로는 약간 다르다. 미국이 올해 세계 경제를 견인하고 유럽은 작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독일과 영국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안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은 작년에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성공하지 못했고 올해도 그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다. 아베노믹스가 정책으로써 실패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입증됐다.

중국은 작년보다 하향하겠지만 7% 정도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다. 신흥국 중에서 강세를 보일 국가는 인도 정도다.

-- 올해 세계 경제의 위험 요인과 한국에 대한 영향은.

▲유가 하락으로 산유국 가운데 경상수지 흑자가 크지 않은 베네수엘라 같은 국가는 힘들 것으로 본다. 하지만 그런 국가들에서 외환위기가 일어나도 세계 경제의 시스템 위기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다.

러시아의 외환위기 위험은 크지 않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펀더멘털의 회복 속도보다 빠르면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 국제 금융시장에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 현재 미국의 회복은 경제 자체의 힘보다는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실물 경제의 회복세보다 빠르게 금리가 올라가면 경제 회복은 느려지고 시장 금리는 더 올라간다. 리스크도 더 커진다.

미국의 금리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급등하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금리 상승, 다양한 금융자산의 가치변동을 통해 가계 및 기업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시장까지 위험이 전이되지는 않겠지만 다른 금융시장에는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또 유럽 및 일부 신흥국 경제의 저성장이 발생하면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수출 경기의 둔화를 부분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구조개혁과 병행해 경기부양책을 활용한 내수경기의 진적이 필요하다.

-- 미국의 금리 인상, 일본과 유럽의 양적완화 등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과 대책은.

▲미국의 금리 인상은 올해 중반쯤으로 예상된다. 앞서 말했듯이 금리 인상과 펀더멘털의 회복 속도가 중요하다.

유럽의 양적완화는 효과가 굉장히 불확실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돈을 풀면 자금이 위험국가에서 안전국가로 흐른다. 독일 같은 국가로 자금이 유입되면 자산가격 상승 등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미국이나 일본, 펀더멘털이 강한 신국흥으로도 갈 수 있다. 또 매입한 국가의 채권에 디폴트(상환불가능)가 발생하면 각국 중앙은행들이 책임을 감수해야 하는데 회원국들이 어느 정도 정책에 호응할지 의문이다.

일본은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 쓴다고 하는데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다. 현재 일본 수출이 양적완화 혜택을 못 보고 있고 엔화 절하도 계속되지 않을 것이다. 경제 회복이 안되고, 수출도 안되고, 환율이 절하되면 일본이 양적완화를 그만둘 것으로 예상한다.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한국에 얼마만큼 들어와 있는지 모르지만 위험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급격한 이동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인터뷰> 이일형 KIEP 원장 "유가 3∼4년간 60달러 수준" - 2

-- 정부가 자본 유출입 관련 규제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는데.

▲한국 같은 경우 어쩔 수 없이 자본 유출입을 관리해야 한다. 양적 통제 제도를 안 쓰는 이상 유출입 관리 수단을 어느 정도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 다만, 시장 친화적 정책을 써야 한다.

-- 국제 유가 전망과 유가 하락세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유가 하락세가 어느 정도 지속할 것이다. 최소 3∼4년간 배럴당 60달러 수준이 유지될 것이다. 공급 자체는 계속 늘어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자신들이 더이상 국제 유가를 결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비(非)OPEC 국가들은 자국 경제 때문에 생산량을 줄일 수 없다. 미국의 세일가스도 공급 확대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가가 떨어지면 산유국에서 석유수입국으로 소득을 이전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는 석유수입국의 소비증가를 촉진해 세계 경제의 성장 요인으로 작용한다. 1인당 석유 소비 수준이 높은 한국의 유가 하락 효과는 상당히 크다.

-- 올해 원·달러와 엔·달러 환율 전망은.

▲원·달러 환율은 강세로 갈 것으로 본다. 경상수지 흑자가 너무 많다.

엔·달러의 경우 일본이 달러당 120엔선에서 안정시키려 노력할 것으로 본다. 현재 엔저가 있지만 일본의 수출과 투자가 좋지 않아 일본이 양적완화를 계속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 엔저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과 대책은.

▲자동차나 전자 제품, 중간재 등에서는 일본 기업에 밀릴 수 있다. 엔저에 대해 한국이 직접적으로 어떻게 할 수단이 없다.

-- 통일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데 바람직한 통일 방안은.

▲점진적 통일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나의 국가 속에서 경제 체제를 분리하는 것이다. 일정 기간 분리해서 북한의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북한이 과거 중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요소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10∼20년 정도면 회복될 것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부작용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통일이 북한 주민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통일이 됐을 때 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다.

-- 한국·중국 자유무역협정(FTA)의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은.

▲한국과 중국 모두 중간 정도 수준으로만 개방했다. 현재 한국의 중국 수출 50% 이상이 중간재다. FTA로 제일 먼저 혜택을 볼 중국 내수시장을 위한 중간재 수출을 늘려야 한다.

또 한중 FTA를 극대화하려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한중 FTA로 한국을 중국 진출 기지로 활용하려는 외국 기업이 늘어날 텐데, 현실은 한국 기업도 한국을 떠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 경쟁력이 떨어져 해외 부품 공급망을 이용하기 위해 대기업이 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 효율성을 높이고 중소기업이 정말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그래서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아이디어도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창조 경제가 중요하다.

-- 한국이 눈을 돌려야 할 새로운 신흥시장은.

▲아프리카와 중남미가 있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진출이 필요하다. 유라시아이니셔티브(박근혜 대통령이 유라시아 역내 국가간 경제 협력 강화를 위해 제안한 계획) 관련한 국가에 대한 투자가 저조하다. 정치적 문제가 없다면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

-- 한국 경제에 꼭 필요한 것은.

▲최근 규제 완화를 많이 말하는데 규제 개혁이 더 필요하다. 규제를 무조건 완화하기보다 시장에서 완전경쟁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독점적 성격이 강한 시장에는 강하게 개입해야 한다. 시장이 투명하고 단순해져서 모든 경제 주체들이 평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leesang@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