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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브로커 판치는 강남 성형가…'예고된 사고'

송고시간2015-01-3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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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 불법브로커 판쳐…의료사고 대비도 미흡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고미혜 기자 =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던 중국인 환자가 3일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고와 관련해 의료계 안팎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고 말한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성형외과들이 중국 등지의 환자를 앞다퉈 유치하는 과정에서 불법과 탈법이 횡행하고 있어, 언젠가는 터질 '예고된 사고'였다는 것이다.

30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에 따르면 해외환자 유치 등록기관이 보고한 해외환자 진료실적은 2011년 12만2천300여 명에서 2013년 21만1천200여 명으로 2년새 2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이들 외국인 환자 가운데 국내 의료기관이나 정식 유치업자가 유치한 환자는 일부에 그친다.

2013년의 경우 국내 등록 유치업자가 보고한 해외환자 유치실적은 전체의 13%인 2만7천여 명에 불과해 나머지 77%는 환자가 자발적으로 찾아왔거나 국내외 불법 브로커가 유치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외에서 거액의 수수료를 노리고 '묻지마 환자 유치'에 나서는 불법 브로커가 판치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에서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특히 중국의 미등록 유치업체들이 국내 성형외과에 환자 유치 대가로 진료비의 30∼70%에 달하는 수수료를 요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들 불법 브로커는 병원과 짜고 환자를 속여 거액의 진료비를 떼먹기도 한다고 한다.

차상면 대한성형외과의사회 회장은 "검증된 병원보다는 수수료를 많이 주는 병원 위주로 해외환자들이 몰리다보니 탈세는 기본이고 환자의 안전은 생각하지도 않는 것이 강남 성형외과들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의료사고의 위험도 상존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대비책은 미흡한 수준이다.

2013년 말 기준으로 외국인 환자를 진료하는 국제의료협회(KIMA) 소속 의료기관 36곳 가운데 15곳 만이 의료사고 배상 보험에 가입해 있다.

차 회장은 "해외환자 유치를 통해 의료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한국의료의 우수성만 내세울 게 아니라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며 "이런 사고 하나가 국가적인 위신은 물론 이제 꽃을 피우는 의료관광에 찬물을 끼얹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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