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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상대와 첫 데이트 같았던 부블레 콘서트

송고시간2015-02-04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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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내한 공연한 마이클 부블레 "흥분돼 이 기분 못 감추겠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마치 첫 데이트 같은 느낌이면 좋겠습니다. 로맨틱하게, 서두르지 않고… 그러다가 어쩌면 작은 입맞춤을 나눌지도 모르지요."

캐나다 출신의 팝 재즈 보컬리스트 마이클 부블레는 4일 밤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한 첫 내한공연에서 관객들에게 자신의 무대가 오랜 기다림 끝에 운명의 상대를 만난 '첫 번째 데이트' 같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투 비 러브드'(To be Loved)라는 타이틀로 열린 이날 밤 공연은 마치 관객들이 일대일로 부블레와 마주앉아 대화하며 그의 매력에 점점 빠져드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했다.

<운명의 상대와 첫 데이트 같았던 부블레 콘서트> - 2

아카펠라 그룹 '내추럴리 세븐'(Naturally 7)의 긴 오프닝 무대가 끝나고 주인공인 부블레가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공연 시작 후 한 시간가량 지난 오후 9시께.

첫 곡은 부블레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데뷔 앨범 '마이클 부블레'의 타이틀곡 '피버'(FEVER)였다.

부블레는 '열기'를 뜻하는 노래 제목처럼 무대 가운데서 뿜어져 나온 불기둥 사이로 등장했다.

기다림의 시간이 아깝지 않게 그는 첫 무대부터 화려한 무대 매너로 6천여 관객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무대 중간의 경사면을 미끄러지듯 내려와 관객 앞에 선 그는 다소 느끼할 수 있는 눈빛과 몸짓으로 무대 곳곳을 돌아다니며 관객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 덕에 '네버 노우 하우 머치 아이 러브 유'(Never know how much I love you)란 가사는 마치 부블레가 오랫동안 자신의 라이브 무대를 기다린 국내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처럼 들렸다.

바로 이어진 두 번째 곡 '해븐트 멧 유 옛'(Haven't Met You Yet)에서도 이런 화려한 무대 매너는 계속됐으며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서 그의 노래에 맞춰 손뼉 치며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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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곡을 연달아 부른 부블레는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뒤 시작부터 뜨거운 관객들의 반응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가슴에 손을 얹고 "정말 흥분된다. 이 기분을 도저히 못 감추겠다. 여기 오기까지 이렇게 오래 걸리다니 믿을 수 없다"며 관객들에게 "아이 러브 유 소 머치"(I Love you so much)라는 멘트를 수차례 반복했다.

그는 이번 콘서트에서 자신의 노래 같은 로맨틱한 모습 외에 마치 사춘기 소년처럼 장난스러운 면모도 한껏 드러냈다.

그는 관객들에게 "시작할 때 불 쇼 어땠느냐. 저 장치가 정말 비싸다. 이제 돈 다 써서 앞으로는 그냥 마이크만 갖고 해야 한다"며 익살을 부리기도 했다.

그가 다시 숨을 고르고 "오늘 무대가 마치 첫 데이트 같은 느낌이면 좋겠다"고 말하자 여성 관객들은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지르며 환호했다.

그가 국내 팬들에게 긴 인사를 마치고 선보인 곡은 '트라이 어 리틀 텐더니스'(Try a Little Tenderness). 부드러운 발라드 선율에 관객들은 진짜 데이트 상대와 마주 앉은 것처럼 애정 가득한 분위기에 흠뻑 빠져든 모습이었다.

뒤이어 '컴 댄스 위드 미'(Come Dance with me)에서 그가 박자에 맞춰 스텝을 밟자 관객들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열광했다.

이 곡과 뒤이어 나온 '문댄스'(Moondance), '필링 굿'(Feeling Good) 등은 부블레와 함께 방한한 밴드 팀 부블레의 라이브 연주가 돋보이기는 무대이기도 했다.

100여 명에 이르는 자신의 공연 밴드·스태프와 동반 입국한 그는 공연에 앞서 '최상의 관람 퀄리티'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별다른 무대 장치 없이도 곡에 맞춰 무대 분위기를 연출한 조명도 이날 공연의 관전 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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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부에 선보인 '하우 캔 유 멘드 어 브로큰 하트'(How Can You Mend a Broken Heart)는 미국의 마천루가 배경으로 등장해 마치 이 무대가 뉴욕 한복판에서 열린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공연은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에 등장해 유명해진 '홈'(Home)과 함께 절정으로 치달았다.

그는 1층 객석 중간에 설치한 보조 무대로 자리를 옮겨 공연 후반부를 이어갔다.

오프닝 무대를 함께 한 내추럴리 세븐이 다시 무대에 올라 '투 러브 섬바디'(To Love Somebody) 등을 부블레와 함께 불렀다.

이어진 '올 유 니드 이즈 러브'(All You Need is Love)를 부르면서는 아예 무대 아래로 내려가 관객들과 악수하며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블레가 사전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힌 "한국 관객과 최대한 가까이 만날 수 있도록 구상 중"이라는 무대가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그가 무대를 가로질러 다시 메인 무대 위에 올라서자 노래 가사에 맞춘 듯 무대 양옆에서 흰색과 빨간색 하트모양 색종이가 쏟아졌다. 이에 관객들은 또 한 번 기립해 후렴구 '올 유 니드 이즈 러브'를 목청 높여 따라 불렀다.

마지막곡 '뷰티풀 데이'(Beautiful Day)는 그의 로맨틱 하면서도 장난스러운 매력이 한껏 돋보인 순간이었다.

그는 마지막 곡답게 마이크 스탠드를 붙잡고 무대 위에서 발을 구르며 열창했으며 관객들은 흥에 겨워 머리 위로 손을 올려 박수치며 몸을 좌우로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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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굿나잇 에브리바디"라는 말을 남기고 퇴장했으나 "앙코르"를 외치는 관객들의 함성에 이끌려 다시 무대로 나왔다.

마치 앙코르를 기다렸다는 듯 의상을 갈아입고 나온 그는 '크라이 미 어 리버'(Cry Me a River), '세이브 더 라스트 댄스 포 미'(Save The Last Dance For Me), '송 포 유'(Song for You) 등 세곡을 잇달아 선보였다.

그는 다소 장난기 어린 면을 걷어내고 '보컬리스트'로서 진지하게 앙코르곡들을 소화했다. 특히 마지막 곡 '송 포 유'는 마치 지금껏 부른 노래가 바로 당신을 위해서라는 것처럼 반주도 걷어낸 채 그의 목소리만으로 후렴구를 불러 관객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그는 "오래지 않아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하며 2시간 가까이 이어진 무대를 끝마쳤다.

이날 공연에는 가수 신승훈과 아이비, 양동근, 에릭남, 김필 등도 자리해 국내 뮤지션들의 부블레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한편, 최근 경기 불황 등으로 최정상급 팝가수의 내한 공연도 매진이 어려운 상황에서 매진에 '가까운' 티켓 예매 실적을 올렸다고 공연주최사 CJ E&M 관계자는 귀띔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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