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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105중 추돌사고…사고 커진 이유는

송고시간2015-02-1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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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m 앞도 안 보이는 짙은 안개…멈추려 했을 때 이미 '쾅'평소에도 과속 잦은 구간…내리막길이어서 제동거리도 길어져

짙은 안개, 다중추돌사고
짙은 안개, 다중추돌사고

(영종도=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1일 오전 인천시 중구 영종대교 서울 방향 12-14 km 지점에서 버스, 승용차 등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 차들이 엉켜 있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인천 영종대교 105중 추돌사고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다중 추돌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사고가 이처럼 대규모 연쇄 추돌사고로 이어진 것은 날씨와 지형적 특성, 그리고 도로 운영주체의 초동조치 미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짙은 안개로 가시거리가 10m에 불과한 당시 기상 상황이 사고를 키웠다.

연쇄추돌 사고를 당한 운전자들은 당시 바로 앞차의 비상등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앞이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문원 인천 중부소방서장도 "신고를 받고 출동할 당시 안개가 상당히 짙어 구조차량도 사고가 날 뻔했다"고 말할 정도로 당시 안개는 상당히 짙었던 것으로 보인다.

'안갯속 연쇄 추돌' 꽉 막힌 영종대교
'안갯속 연쇄 추돌' 꽉 막힌 영종대교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11일 오전 인천시 중구 영종대교가 차량 연쇄 추돌 사고로 꽉 막혀 있다.

안개가 짙게 끼자 영종대교 운영사인 신공항하이웨이는 전광판을 통해 시속 50km 미만으로 운행하도록 감속 운행을 권고했지만 이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사고 당시 사고차량 선두 부분에 있던 최성일(41·회사원)씨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안개가 짙어 비상등을 켜고 시속 60km 정도로 서행하는데 한 관광버스가 내 차를 앞질러 엄청 빠른 속도로 달렸다. 시속 120km 정도는 돼 보였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첫 추돌사고는 택시 2대가 서로 부딪히면서 발생했고 이어 공항 리무진버스가 택시를 들이받으며 연쇄 추돌사고로 이어졌다.

안개가 워낙 짙게 낀 상황이다 보니 앞에서 발생한 사고 사실을 모르는 차량들이 잇따라 앞차들을 들이받았다.

사고 수습을 하기 위해 운전자들이 차에서 내린 사이 뒤차가 사고 차량들을 그대로 들이받는 차량 블랙박스 영상들도 여럿 공개됐다.

이미 여러 대의 차들이 추돌해 사고가 수습 중인 상황에서도 짙은 안개 때문에 후속 차량들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들이받은 것이다. 일부 차량들은 차량 앞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비상등도 켰지만 안개가 짙어 무용지물이었다.

아수라장된 영종대교
아수라장된 영종대교

(영종도=연합뉴스) 김주성 김도훈 기자 = 11일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한 인천시 중구 영종대교에서 경찰, 소방대원 등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사고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헬리캠 항공촬영)

이날 첫 사고 발생 시각은 오전 9시 40분인데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9시 56분 이전까지 추돌사고는 10여 분간 연쇄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관련 차량 105대가 한 무더기로 엉킨 것이 아니라 1.3km 구간에 걸쳐 크게 세 무더기로 분산된 것도 이를 방증한다.

사고가 발생한 영종대교 상부도로는 평소 차량 혼잡도가 낮아 과속 차량이 많은 점도 사고 규모를 키운 한 원인이다.

영종대교 상부도로의 제한속도는 100km이지만 과속 카메라가 어디에 달려 있는지 모두 꿰뚫고 있는 일부 버스·택시 운전기사들은 제한속도를 초과해 과속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차량들도 버스·택시를 따라 덩달아 과속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이날 사고는 영종대교의 최고 높은 지점을 지나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지점에서 발생했다. 차량들이 앞차들의 사고를 발견하고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는 이미 사고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기상 상황이 아무리 좋지 않다 하더라도 이 같은 유형의 대규모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뒤엉킨 차량
뒤엉킨 차량

(영종도=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1일 오전 인천시 중구 영종대교 서울 방향 12-14 km 지점에서 버스, 승용차 등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 차들이 엉켜 있다.

영종대교와 또 다른 교량인 인천대교가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공항을 통해 입출국하는 이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교량인 점을 고려하면 더욱 철저한 교통사고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

영종대교는 2000년 11월 개통 당시 각종 사고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차량 충돌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공항고속도로에 설치된 90대의 영상검지기(VDS)와 폐쇄회로(CC)TV 33대 등으로 3분 안에 사고를 감지할 수 있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사고에서는 운영상 허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영종대교 운영사인 신공항하이웨이 관리 지침에 따르면 안개가 짙어 차량 운행에 심각한 지장이 있을 때는 경찰청과 협의해 차량운행을 통제할 수 있지만 이날 사고 전까지 차량 통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설령 사고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즉각 신공항하이웨이 차량을 동원, 교량 진입 통제조치를 취했다면 100중 추돌사고로까진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사고 피해자인 택시기사 A(65)씨는 "안개 때문에 바로 앞에 가는 차량도 온전히 보이지 않아 10∼20㎞의 속도로 운행했다"며 "도로통제 등 안개에 따른 조치가 있었다면 이 정도까지 사고가 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차량 운전자의 안전운전 의무 위반에 대한 수사와 함께 신공항하이웨이의 대처가 적절했는지도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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