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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앤가펑클은 버드나무, 아트가펑클은 참나무 같죠"

송고시간2015-02-1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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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잠실실내체육관서 첫 내한공연…"솔로 전향 후 가수로선 진일보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사이먼(폴 사이먼)과 노래할 때는 화음을 위해 음역을 높일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솔로 가수 '아트 가펑클'은 음역이 이보다 낮습니다."

1960년대 전설적인 듀오 '사이먼 앤 가펑클'의 아트 가펑클(74)은 첫 내한공연을 앞두고 12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이번 내한공연에선 사이먼 앤 가펑클과 아트 가펑클의 음악을 절반씩 나눠 선보일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는 1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그의 첫 내한공연은 폴 사이먼이 없는 아트 가펑클의 단독 무대다.

고교 동창인 두 사람은 1957년 팀을 결성해 사이먼 앤 가펑클이라는 이름으로 '더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The Sound of Silence), '엘 콘도르 파사'(El Condor Pasa), '브리지 오버 트러블드 워터'(Bridge Over Troubled Water) 등의 히트곡을 잇달아 내놓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견해차 등의 이유로 1971년 팀을 해체하고 각자 솔로 활동을 하며 자신만의 음악 색깔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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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펑클은 사이먼과 헤어진 후 "가수로선 한발 더 나아갔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사이먼이 만든 곡 위주로 불렀다면 솔로로 전향하고 나서 다른 작사·작곡가들의 노래를 부르며 음악적 반경을 넓혔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또 "나 자신이 중심이 되다 보니 연극적인 요소가 더해져 오히려 공연에서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이먼 앤 가펑클 팬이 많은 한국에서 공연하게 된 사실에 "매우 흥분되고 신난다"면서 "특별한 무대를 준비했으며 깜짝 게스트도 있다"고 소개했다.

가펑클은 이번 내한공연에서 사이먼 없는 사이먼 앤 가펑클의 명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신의 곡 중 가장 아낀다는 '브라이트 아이즈'(Bright Eyes)를 포함해 솔로 가수 아트 가펑클의 히트곡도 들려줄 예정이다.

한국팬들을 위해 대중 앞에서 한 번도 부르지 않은 노래도 포함했다고 귀띔했다.

칠순을 넘은 나이지만 그는 "아직도 내 일을 진정 사랑한다"면서 "장소가 어디든 무대에 설 때마다 마치 엄청난 힘이 나를 매개체로 해 관객에게 전해지는 모습을 보면 흥분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1950년대 미국 음악계를 장식한 형제 컨트리 듀오 '에벌리 브라더스'를 위한 헌정 무대이기도 하다.

가펑클은 "사이먼과 내가 어렸을 때 에벌리 브라더스의 음악을 교본 삼아 노래하곤 했다"고 말했다.

사이먼 앤 가펑클은 2003년 합동 무대를 열면서 에벌리 브라더스와 함께 공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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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과 가펑클은 공식적으로는 해체했지만 두 사람은 이후에도 수년에 한 번씩 TV나 콘서트를 통해 합동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가펑클은 "사이먼과 나는 매우 다르다"면서 "예를 들어 내가 옛날 얘기를 하면 사이먼은 40년 전 이야기라며 면박 주는데 난 오래전 일도 매우 중시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이먼은 코네티컷에서, 나는 뉴욕에서 각각 가족과 살다 보니 자주 연락은 못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09년에도 함께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아시아&호주' 투어 콘서트를 열었다.

가펑클은 "그때 한국에도 왔어야 했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하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투어 직후 성대 결절로 가수 생활의 고비를 맞기도 했다.

가펑클은 현재 몸 상태에 관한 질문에 "아주 좋다. 완전히 회복됐다"면서 "공연에서 예전 내가 부르던 음역 그대로 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인터뷰 중간 중간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목을 풀거나, 온·습도를 예민하게 체크하며 목 상태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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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에게는 사이먼 앤 가펑클의 이름이 따라다닌다.

그는 사이먼 앤 가펑클로 활동할 때와 솔로로 활동할 때의 차이를 "듀엣 활동이 '버드나무'(willow tree) 같았다면 솔로 활동은 '참나무'(oak tree) 같다"는 시적인 답변을 내놨다.

사이먼 앤 가펑클의 음악이 흔들리는 버드나무 가지처럼 부드럽고 감미로운 멜로디를 내세웠다면, 솔로로는 좀 더 낮은 음역에서 견고한 목소리를 들려줬다는 의미를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그러면서 "둘이 활동할 때는 하모니에 맞춰 테너 음역으로 불렀지만 혼자 활동하면서는 바리톤으로 내려왔다"면서 "하지만 한층 음악의 중심부로 들어가 저만의 표현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그는 30년째 시를 쓰는 시인이기도 하다.

그는 "뮤지션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책을 내던데 나도 내년쯤 시집을 하나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두 사람의 합동 공연을 볼 기회가 또 한 번 있을까.

이에 대해 가펑클은 "아직은 계획이 없다"면서도 "인생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를 일"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러면서 "다음에 합동 무대를 한다면 한국을 꼭 다시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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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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