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콥트교도 참수 IS, '눈에는 눈' 보복 의미 강조

송고시간2015-02-1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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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지도부와 갈등도 부각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리비아에서 이집트 콥트교도 인질을 집단 참수한 것은 '눈에는 눈' 식의 보복을 재차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현지시간) 인터넷으로 유포된 참수 동영상에선 사막이나 폐허가 된 시가지가 배경이었던 기존 동영상과 달리 리비아 북부 지중해 해안이 참수 장소로 등장했다.

이들은 콥트교도를 참수한 뒤 인질의 피로 붉게 물든 바닷물을 보여준다.

동영상에 등장한 IS 조직원은 이에 대해 미군의 오사마 빈 라덴 사살과 연결지어 의미를 부여했다.

서방이 빈 라덴을 사살한 뒤 그 시신을 바다에 수장한 점을 들어 이들 인질의 피를 같은 바다에 섞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콥트교도가 서방인은 아니지만 IS는 이들을 서방과 손잡고 무슬림을 박해하는 '십자군'으로 규정해 왔다.

서방이 빈 라덴에 했던 것처럼 그대로 되갚는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IS는 요르단 조종사를 불태워 살해했을 때도 이런 식으로 나름의 논리를 내세웠다

IS는 "조종사의 폭격으로 무슬림 형제가 불에 타 죽었고 건물이 폭파돼 그 아래 깔려 숨졌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조종사를 다른 인질과 다르게 참수가 아닌 불에 태운 뒤 시신을 건물 잔해로 덮어 버린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강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12일 낸 영문홍보잡지 다비크 7호에서 요르단 조종사의 살해가 정당하다고 설파하면서 '무슬림을 공격하는 자에겐 그 방법 그대로 갚으라'는 꾸란(이슬람 경전) 구절을 근거로 내놨다.

아울러 이번 콥트교도 집단 살해 과정에서 IS의 모체인 알카에다의 현 지도부와 의 갈등이 내재돼 있음을 엿볼 수 있다.

IS는 다비크에서 빈 라덴의 후계자인 알카에다 지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빈 라덴과는 다르게 콥트교를 변호하는 '이상한' 모습을 보인다고 비난했다.

알자와히리가 "거악인 미국과 싸우는 데도 바빠 콥트교도와의 전쟁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 콥트교도는 평화와 안정 속에서 공존하고 싶은 우리의 협력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알자와히리의 이런 입장과 달리 IS는 콥트교도가 이집트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하려는 여성을 박해한 만큼 자신들이 참수로 복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집트 콥트교도를 리비아 해안에서 살해한 것은 이집트와 이탈리아에 대한 정치·종교적 위협으로도 해석된다.

IS는 참수 장소인 리비아의 북부 해안이 이탈리아 남부와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본다는 점을 언급하며 "로마를 정복하겠다"고도 위협했다.

이탈리아는 최근 리비아의 IS 세력에 맞설 다국적군을 선도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반(反) IS 행보를 보였다. 리비아에 이웃한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정부도 IS 격퇴에 협조적인 친미 정권이다.

기독교의 일파인 콥트교도를 살해, 기독교의 본산인 로마를 겨냥함으로써 IS가 '서방의 종교'인 기독교 전체로 전선을 확대하려 한다는 의도를 표출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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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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