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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 넴초프 여자친구, 우크라이나로 귀국(종합)

송고시간2015-03-0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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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당국 "범인들, 사건 당일 아침부터 넴초프 미행"

피살된 러시아 야당 정치인 보리스 넴초프의 우크라이나 모델 출신 여자친구 안나 두리츠카야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피살된 러시아 야당 정치인 보리스 넴초프의 우크라이나 모델 출신 여자친구 안나 두리츠카야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이유미 기자 = 최근 살해된 러시아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55)의 우크라이나 모델 출신 여자 친구 안나 두리츠카야(23)가 모스크바에서 경찰조사를 받은 후 사건 발생 사흘 만에 귀국길에 올랐다.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 예브게니 페레비이니스는 2일(현지시간) 밤늦게 트위터에 "두리츠카야가 방금 (항공편을 이용해) 모스크바에서 키예프로 출발했다"고 밝혔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 넴초프 여자 친구 "경찰 내 전화번호까지 뒤졌다"

넴초프 피살 당시 그와 함께 있었던 주요 목격자인 두리츠카야는 이날 러시아의 '도즈디' TV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진술조서를 받았고 내가 가진 물건을 다 조사했다. 내 전화번호까지 뒤지고 모든 정보를 가져갔다"고 말했다.

두리츠카야는 넴초프를 총으로 쏜 괴한이 어디서 나타났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며 "내 등 뒤에서 벌어진 일이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괴한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괴한을 보지 못했다"고 재차 답하며 "뒤로 돌아봤을 때 밝은 색상의 차량 한 대를 보긴 했지만 차량 모델이나 번호판은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저녁 넴초프가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질 때 같이 손을 잡은 채 크렘린 인근 다리 위를 걷고 있었다.

두리츠카야의 어머니는 CNN에 딸이 사건 이후부터 2일 오전 2시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사건 발생 당시 두리츠카야가 자신에게 전화했을 때 쇼크 상태에 빠져 '보리스가 죽어 내 옆에 누워 있다'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두리츠카야 어머니는 딸이 러시아의 반정부 성향 지도자와 사귀는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다면서 "나도 걱정은 됐지만 딸이 원하는 것이었기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넴초프는 55세로 두리츠카야는 그 절반의 나이인데다 한쪽은 러시아의 유력 정치인이고 다른 쪽은 '적성국' 우크라이나의 젊은 모델이어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두리츠카야의 한 여자친구는 러시아 방송에 넴초프와 두리츠카야의 감정이 진실했다면서 지난 3년간 사귈 동안 커플로서 떨어져 본 적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대변인 블라디미르 마르킨은 3일 두리츠카야가 자신의 의지에 반해 모스크바에 붙잡혀 있었던 것이 아니고 자발적으로 수사에 협조했다며 러시아를 떠난 뒤에도 필요하면 계속 협조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마르킨은 "두리츠카야나 그의 변호사로부터 불만을 제기하는 청원서가 들어온 바 없다"면서 "그녀는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해 수사에 필요한 만큼 모스크바에 머물겠다고 말했었다"고 소개했다.

마르킨은 두리츠카야에게 증인 보호 조치를 제안했지만 그녀는 이를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 수사당국이 재구성한 넴초프 마지막 날

한편 러시아 인터넷 언론매체 라이프뉴스(Lifenews)는 3일 수사당국이 넴초프의 마지막 날을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범인들이 탄 3대의 자동차가 이날 아침부터 교대로 넴초프의 자동차를 줄곧 미행했다.

넴초프는 사건 당일인 지난달 27일 오전 11시께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날아온 두리츠카야를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공항에서 마중했다.

두 사람은 이어 사건 현장에서 멀지 않은 넴초프의 집으로 와 온종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저녁 무렵에 넴초프는 야권 성향의 라디오 방송 '에호 모스크비'(모스크바의 메아리)와의 인터뷰를 위해 시내로 나갔고 두리츠카야는 미용실로 갔다.

이들은 저녁 10시께 크렘린궁 앞 붉은광장에 붙어 있는 '굼' 백화점 안의 카페에서 약 1시간 동안 저녁 식사를 함께한 뒤 운전기사를 먼저 보내고 걸어서 집으로 가기로 했다. 넴초프의 집은 크렘린궁에서 도보로 불과 30~40분 거리에 있었다.

미행자들은 두 연인이 걸어서 붉은광장과 연결된 모스크바 강 위의 '볼쇼이 모스크보레츠키' 다리로 이동하기 시작하자 곧바로 근처에 대기하고 있던 저격범에게 전화를 걸어 다리 근처로 이동하도록 지시했다.

저격범은 저녁 11시 29분께 다리 밑에 멈춘 차량에서 내려 계단을 이용해 다리 위로 올라온 뒤 앞에서 걸어오던 넴초프와 연인을 확인하고 지나쳤다가 곧바로 뒤돌아 표적의 등에 여러 발의 총을 쐈다. 6발 가운데 4발이 넴체프의 가슴과 머리에 맞았다.

저격범은 곧이어 현장으로 다가온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 범인들은 차량이 많은 시내 중심가를 택해 자동차 행렬 속으로 잠적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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