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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선거> '선거 현장'에 '선거' 찾기 힘들다

송고시간2015-03-04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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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 "얼굴 알리기도 어렵다" 한숨…열띤 분위기 실종유권자 "'깜깜이 선거'…규제 일부 개선 필요" 주장

'썰렁한' 조합장 동시선거
'썰렁한' 조합장 동시선거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3·11 전국 조합장 동시선거 선거운동 일주일째인 4일 오전 제약이 많은 선거운동 규정 탓에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3일 오후 광주 서구의 한 농협 앞이 후보자의 벽보만 붙여있을뿐 비교적 썰렁한 모습을 보이는 모습.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처음으로 치러지는 전국 단위 동시선거인데다 감시도 워낙 심해 조용히 선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얼굴을 알릴 방법도 거의 없는 형편입니다."

3·11 전국 조합장 동시선거에서 광주 지역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광주농협 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의 말이다.

서광주농협 조합장 선거에는 문병우 현 조합장과 오강기 전 조합장, 정환진 서광주농협 전 우남지점장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3일 오후 광주 서광주농협 본점과 지점, 인근 시장과 백화점, 터미널 등지.

공식 선거운동 일주일째인데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서 '선거 중'이라는 사실을 쉽게 느낄 수 없었다.

여느 선거 때나 흔히 볼 수 있는 요란한 구호와 율동을 선보이는 길거리 선거 운동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선거 벽보 역시 붙지 않았다. 선거 분위기를 거의 느끼지 못하는 '선거 실종' 상태였다.

어깨띠를 두른 후보자가 명함을 돌리며 유권자인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눈도장을 찍는 모습만 가끔 보일 뿐이었다. 그나마 조합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였다.

후보들은 선거 운동이 극히 제한돼 홀로 표밭을 훑는 방법 외에 뾰족한 선거 운동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오랫동안 조직을 관리하고 상대적으로 조합원 접촉이 유리한 현직 조합장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직 조합장을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조합원 연락처를 알지 못해 연락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비록 쉽지 않더라도 얼굴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은 거리 유세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후보자들은 불법 선거를 막기 위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알 권리를 지나치게 제약하고 있어 발표회나 토론회와 같은 자리를 늘리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후보는 "조직을 관리할 수 있는 현직이 유리한 선거인 것은 사실이다"며 "다른 공직 선거처럼 토론회나 연설회를 개최해 조합원들에게 많은 정보를 알릴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합원들도 공명선거를 위한 제도 도입에는 공감한다고 밝히면서도 유권자조차 정보를 제대로 알 수 없는 '깜깜이 선거'라는 주장에 공감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한 조합원은 "비리 온상으로 전락한 조합장 선거가 선거관리위원회 관리로 치러지면서 깨끗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그러나 조합원만의 선거이지만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반인도 관심을 두게 되면 조합장 선거가 더욱 투명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유권자 반응이 다소 냉랭한 가운데 이날 만난 한 후보는 "서광주농협이 그동안 돈 선거로 수차례 물의를 일으켜 선거 운동 과정에서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면서 "오명을 씻고 농협 조직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깨끗한 선거 운동이 필요하다"고 다짐했다.

24시간 선거 감시 체제에 들어간 경찰의 한 관계자는 "서광주농협 선거에 대한 우려가 커서인지 모두 몸을 사리면서 겉으로는 불법 사례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며 "현직이 유리할 것이라고 대부분 예상하지만 오랜 근무 경력에 지지자도 대부분 겹치는 것으로 알려져 예측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광주농협 외에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161곳의 조합이 조합장을 선출한다.

이 가운데 35곳은 단독 후보로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상태이며 나머지는 모두 접전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과 전직 조합장의 재대결이 이뤄지는 것도 적지 않다.

현직 조합장의 프리미엄에 도전장을 내민 다른 후보들이 선전해 물갈이가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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