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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대사 첫술 뜨자마자 테러당해…손쓸새 없었다"(종합)

송고시간2015-03-0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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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리퍼트 미 대사가 피습당한 직후 손으로 피를 막고 있다(김주성기자)
5일 리퍼트 미 대사가 피습당한 직후 손으로 피를 막고 있다(김주성기자)

얼굴·손 다친 대사, 부축받으며 걸어서 밖으로 이동

제압당한 리퍼트 미 대사 습격 괴한(김주성 기자)
제압당한 리퍼트 미 대사 습격 괴한(김주성 기자)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를 5일 습격한 테러범은 가까운 테이블에 참석자로 가장해 앉아있다가 주변에서 미처 손쓸 새 없이 달려들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 강연회 현장에 있던 참석자들에 따르면 공격을 가한 김기종(55)씨는 리퍼트 대사가 앉은 중앙 헤드테이블의 오른쪽 뒤쪽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영상 기사 [현장영상] 미 대사 피습 목격자 "불과 1-2초 사이에…"
[현장영상] 미 대사 피습 목격자 "불과 1-2초 사이에…"

오전 7시 35분께 리퍼트 대사가 도착하고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조찬이 시작되자 김씨는 갑자기 일어나서 다른 테이블에 앉아있던 한 참석자에게 유인물을 한 움큼 건네고는 "받으라"고 말했다.

그 후 김씨가 헤드테이블 쪽으로 이동해 리퍼트 대사를 밀쳐 눕히고 흉기를 휘두르기까지는 불과 1∼2초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5일 피습당한 리퍼트 미 대사의 식탁에 피가 묻어 있다.(윤동진기자)

5일 피습당한 리퍼트 미 대사의 식탁에 피가 묻어 있다.(윤동진기자)

한 참석자는 "리퍼트 대사가 첫술을 뜨자마자 공격당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테러범이 옆으로 다가오자 리퍼트 대사가 자신에게 인사하려는 줄 알았는지 악수를 청하려는 자세로 일어났는데 그러고 나서 바로 목을 부여잡고 쓰러졌다"고 전했다.

피 쏟아져 나오는 리퍼트 대사의 왼쪽 팔목(김주성 기자)
피 쏟아져 나오는 리퍼트 대사의 왼쪽 팔목(김주성 기자)

갑작스러운 공격에 놀란 참석자들과 김씨를 제지하려는 관계자들, 당시 현장에 있던 취재진이 뒤섞이면서 현장은 이내 아수라장이 됐다.

김씨가 휘두른 흉기에 얼굴과 손 등을 다쳐 피를 많이 흘린 리퍼트 대사는 "도와달라"고 외쳤고 수행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서 행사장 밖으로 이동했다.

수행원들은 외투를 벗어 대사를 가린 채 순찰차로 옮겼다.

그 사이 김씨는 주변 참석자들에 의해 제압당해 바닥에 엎드려 있다가 출동한 경찰에 인계됐다.

당시 김씨는 "유인물을 나눠주십시오. 지난 3월 2일에 훈련 반대하면서 만든 유인물입니다. 한일관계 다리가 날아갔어. 왜 전쟁훈련합니까. 전쟁훈련하면 우리나라 통일 영원히 안 됩니다"라고 소리를 지르며 몸부림을 쳤다고 목격자들은 말했다.

김씨는 일부 참석자들이 얼굴을 알아볼 정도로 민화협 관련 행사 등에 자주 나타난 요주의 인물이어서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던 다른 참석자들이 "어떻게 저런 사람이 여기에 올 수 있느냐"는 말도 했다고 민화협 관계자는 전했다.

현장에 있던 또 다른 참석자는 당시 김씨가 출입증을 갖고 있긴 했지만 사전에 등록해서 발급받는 정식 출입증이 아니라 손글씨로 써서 현장에서 교부한 출입증이었다고 전했다.

"리퍼트대사 첫술 뜨자마자 테러당해…손쓸새 없었다"(종합) - 6

사건 발생 직후 행사장에서 만난 한 참석자는 "들어오면 안 되는 사람이 들어왔는데도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고 경호하는 직원도 아무도 없었다"면서 "이제 와서 사후약방문식으로 하면 어떡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참석자는 "미국 대사를 공격한 것은 미국 대통령을 공격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나. 외교적 문제로 번질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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