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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주기 피해자 '기념일 반응' 대비해야"

송고시간2015-03-1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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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지역사회 관심·추모행사 필요"

지난해 4월 16일 전남 진도 해상 침몰 여객선 세월호에서 구조된 학생들이 경기도 안산 고대안산병원에 도착, 진찰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4월 16일 전남 진도 해상 침몰 여객선 세월호에서 구조된 학생들이 경기도 안산 고대안산병원에 도착, 진찰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안산=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세월호 사고 1주기를 앞두고 생존학생과 유가족의 '기념일 반응(Anniversary reaction)'에 대비해 지역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정신의학적 제언이 나왔다.

단원고 마음건강센터와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13일 오후 안산 단원고등학교 지하 1층 시청각실에서 '소아청소년의 기념일 반응 및 애도에 관한 세미나'를 열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정섭 이사장은 "1주기를 맞아 생존자와 유가족이 어떻게 마음의 준비를 하고 대비가 필요한지 또, 이들에게 실제로 어떤 도움을 줘야 할지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세미나를 준비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기념일 반응'이란 특정한 시기에 발생하는 심리적·신체적·행동적 반응으로, 쉽게 말해 트라우마가 남을 정도로 충격이 큰 경험을 겪었던 시기가 다가올 때 나타나는 우울·불안·신체적 통증 등을 뜻한다.

대표적 사례로 자신의 우상이 죽은 기념일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국 가수 재니스 조플린, 어머니가 숨진 나이에 사망한 미국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 등이 있다.

세미나에 참석한 정신의학 전문가들은 대규모 사고를 겪은 4·16 피해자들에게서도 '기념일 반응'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은 "기념일 반응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반복적 반응(the Repetitive reaction)으로 매해 특정한 시기에 힘들어하는 것이다. 4·16 피해자들이 이 반응에 해당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금란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는 "부모를 위해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생각에 감정을 억눌렀다가 어떤 사건에 촉발되어 감정이 분출되는 '지연된 사별 슬픔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념일 반응'을 잘 극복하려면 개인과 학교, 지역사회의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미국 9·11 테러나 일본 3·11 쓰나미 1주기는 모두 국가원수가 참석하는 등 대대적으로 진행됐다"며 "이 같은 추도식이나 문화행사는 피해자들에게 아픔과 추모를 위해 사회가 지속적으로 돕겠다는 의미를 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 사례를 보면 생존자 중 3월11일에 자해를 시도한 케이스가 있었다. 그 시기를 전후로 혼자 있게 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 역시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재정립하며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칭찬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미나에는 강용주 광주 트라우마센터장과 서울대 소아청소년 정신과 김붕년 교수가 2007년 소방교육 중 사다리차에서 학부모 3명이 추락해 사상한 한 초등학교의 심리치유 사례와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의 트라우마 및 치유 등을 소개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추교영 단원고 교장은 "우리 아이들은 사회적 관심 속에서 끊임없이 치유가 필요하다. 또 희생된 학생의 아픔과 학부모의 고통도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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