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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다저스 자이디 단장 "류현진, 투구이닝 관리하겠다"

송고시간2015-03-14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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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자카 등 부상당한 3∼4년차 일본 투수 전철밟지 않도록할 것""강정호와 맞대결 흥미로울 것…한국서 다저스 개막전하는 날 오기를 기대"

투수 류현진에 대해 말하는 자이디 단장
투수 류현진에 대해 말하는 자이디 단장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파르한 자이디 LA 다저스 단장이 13일(한국시간) 오후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 LA 다저스 훈련장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류현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있다. 2015.3.14
hkmpooh@yna.co.kr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미국프로야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자이자 칼럼니스트인 피터 개먼스(70)는 최근 글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이번 오프 시즌의 최고 승자라고 단언했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야구 대기자인 개먼스가 공격적인 스타 플레이어 영입으로 매스컴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워싱턴 내셔널스 등을 제치고 다저스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준 이유는 단 하나다.

다저스가 앤드루 프리드먼(39) 사장과 파르한 자이디(38) 단장이라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똑똑하고 창의적이며 검증된 프런트 진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개먼스는 둘을 미국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프런트로 평가받는 브랜치 리키(1881~1965)에 견주며 다저스가 21세기판 브랜치 리키 모델을 장착했다고 선언했다.

브랜치 리키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단장 시절 팜 시스템을 고안했고, 다저스의 전신인 브루클린 다저스 단장으로서 미국프로야구 최초의 흑인 선수인 재키 로빈슨을 등용시켜 야구 역사를 바꾼 인물이다.

개먼스가 극찬한, 메이저리그 최고 부자 구단 다저스의 '새로운 설계자' 자이디 단장을 13일 오후(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다저스 스프링캠프장에서 연합뉴스가 단독 인터뷰했다. 자이디 단장이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신의 야구 스타일 말하는 자이디 단장
자신의 야구 스타일 말하는 자이디 단장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파르한 자이디 LA 다저스 단장이 13일(한국시간) 오후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 LA 다저스 훈련장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자신의 야구 스타일을 말하고 있다. 2015.3.14
hkmpooh@yna.co.kr

이번 오프 시즌 과감한 트레이드로 '고비용 저효율'의 대명사로 불렸던 다저스의 체질을 확 바꿔놓은 자이디 단장은 "좋은 투수와 좋은 수비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포스트 시즌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가능한 한 최고의 수비력을 갖춘 팀을 만들고자 했다"며 팀 개혁 작업이 투수력과 수비력 보완에 초점이 맞춰졌음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다저스의 3선발인 류현진에 대해서는 "그동안 쌓은 경험, 지난 2년간 풀 시즌을 소화하며 익힌 건강 유지 비결, 자신감과 집중력을 봤을 때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상위 10위에서 20위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갖춘 투수"라고 높이 평가했다.

자이디 단장은 올해 메이저리그 3년차에 접어드는 류현진이 마쓰자카 다이스케, 다르빗슈 유처럼 메이저리그 3~4년 차에 부상으로 쓰러진 다른 일본인 투수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류현진의 투구 이닝을 적절하게 관리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는 "류현진이 소화한 이닝과 그가 얼마나 지쳤는지, 피로가 얼마나 쌓였는지 모니터해서 최대한 많은 휴식을 줄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정규시즌에서도 류현진이 5회까지 던진 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다면 그에게 6~7회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그를 경기에서 빼고 휴식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프로야구 야수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강정호에 대해 큰 관심이 있었다고 소개한 자이디 단장은 "비록 류현진과 강정호가 같은 팀에서 뛰지는 못하지만 같은 내셔널리그에서 두 선수가 맞대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울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자이디 단장은 언젠가 한국에서 다저스가 정규시즌 개막전을 치르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강정호에 대한 의견 밝히는 자히디 단당
강정호에 대한 의견 밝히는 자히디 단당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파르한 자이디 LA 다저스 단장이 13일(한국시간) 오후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 캐멀 백 랜치 LA 다저스 훈련장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올 시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진출한 강정호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2015.3.14
hkmpooh@yna.co.kr

파키스탄계 혈통으로 영국에서 공부한 엔지니어의 아들로 캐나다에서 태어난 자이디 단장은 성장기 대부분을 필리핀에서 보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경제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고,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UC 버클리)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UC 버클리 시절 읽었던 '머니볼'이라는 책이 그의 인생을 통째로 바꿔놓았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천재단장' 빌리 빈의 눈에 들어 발탁된 그는 데이터 분석 보조 업무에서 시작해 점차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부단장으로까지 승진했다.

2012년 '진흙 속의 진주'였던 '쿠바 강타자'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영입이 바로 '세이버매트릭스 신봉자'인 그의 작품이다. 그를 높게 평가한 빈 단장은 "다른 메이저리그팀보다 애플이나 구글에서 그를 데려갈까 봐 겁난다"며 그의 천재성을 극찬한 바 있다.

자이디는 지난해 11월 다저스의 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무슬림계 출신으로 단장을 맡은 것은 미국 스포츠 역사를 통틀어 그가 처음이다.

다음은 자이디 단장과의 일문일답.

-- 류현진에게 직접 "너는 메이저리그에서 상위 10~20위권에 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말의 근거는 무엇인가.

체격 조건 뛰어난 류현진은 좋은 투수
체격 조건 뛰어난 류현진은 좋은 투수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파르한 자이디 LA 다저스 단장이 13일(한국시간) 오후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 LA 다저스 훈련장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류현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있다. 2015.3.14
hkmpooh@yna.co.kr

▲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경험이다. 류현진은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는다. 한국과는 다른 야구 스타일의 미국 야구에 완전히 적응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타자들과의 대결 횟수도 늘어나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도 많이 익숙해졌을 것이다. 두 번째는 건강이다. 류현진은 이곳에서 2년째 풀 시즌을 보냈다. 미국은 한국보다는 시즌이 길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매주 6일 간격으로 등판했다면 여기에서는 5일 간격으로 등판해야 한다. 스케줄 자체가 다른데, 류현진은 이제 이러한 시스템에 완전히 적응하면서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익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는 자신감과 집중력이다. 류현진은 매 경기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다. 릭 허니컷 투수코치는 류현진에게 '네가 메이저리그에서 탑 10 정도의 투구를 하려면 먼저 네가 메이저리그 탑 10에 들 수 있는 투수라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먼저 류현진은 자신을 믿어야 한다. 그러면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 마쓰자카 다이스케, 다르빗슈 유 등 일본인 투수들이 메이저리그 3~4년차에 심각한 부상을 겪으면서 아시아계 투수의 내구성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이 많다. 류현진에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 마쓰자카와 다르빗슈와 비교하면 류현진은 체격이 훨씬 크고 신체적 조건이 뛰어나다. 그들과 비교하면 내구성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생각해봐야 할 것은 스케줄이다. 한국과 일본은 선발 투수들이 6일 간격으로 등판한다고 알고 있다. 반면 메이저리그는 5일 간격이다. 마쓰자카와 다르빗슈는 그러한 큰 차이에 적응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부상으로 연결됐다고 본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러한 차이에 무척 잘 적응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는 류현진이 소화한 이닝과 그가 얼마나 지쳤는지, 피로가 얼마나 쌓였는지 모니터할 것이다. 그래서 류현진에게 휴식을 줄 방법을 찾을 것이다. 정규시즌에서도 류현진이 5회까지 던지고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다면 6~7회까지 맡길 게 아니라 경기에서 빼려고 한다. 돈 매팅리 감독과 허니컷 투수코치와 함께 류현진의 투구 이닝을 가능한 한 조절해주려고 한다.

-- 올해 류현진에게 구체적으로 기대하는 성적이 있는가.

▲ 구체적인 수치를 말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류현진에게 기대하는 것은 그가 꾸준히 성장하는 것이다. 류현진이 부상으로 빠지는 일 없이 풀 시즌을 뛰는 것이 우리에게는 가장 큰 목표다. 그렇게만 한다면 류현진은 올스타에 선정될 수 있고, 포스트 시즌에서도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또 그렇게 기대한다. 그것이 우리의 목표다. 구체적인 수치보다는 류현진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가 가장 바라는 바다.

-- 이번 오프 시즌에 다저스를 확 바꿔놓았다. 지금의 다저스가 작년과 비교하면 더 나은 팀이라고 생각하는가.

▲ 내가 지난 2년간 여기에 없었기 때문에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지난 2년간 다저스는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했기 때문에 매우 재능이 있는 팀이라고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우리가 택한 변화 중 일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핸리 라미레스가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다. 그를 원한 대부분 팀에서는 그를 유격수가 아닌 다른 포지션에 쓰기를 원했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그를 좌익수로 돌린 것을 보면 알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라미레스를 유격수로서의 가치만 있다고 봤다. 왜냐하면, 다른 포지션에는 이미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게 맞지 않았다. 그를 다저스에서 다시 뛰게 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이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지미 롤린스를 비롯해 다른 선수들을 데려온 것도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결정한 것이다. 팀의 프런트로 일하다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우리가 (이러한 커다란 변화를)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전체적인 그림을 보면서 1명을 데려오기도 하고 2~3명을 한꺼번에 영입하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핵심 선수들은 아직 그대로 있다. 클레이턴 커쇼, 류현진, 잭 그레인키는 여전히 선발 로테이션의 상위를 차지하고 있고, 야시엘 푸이그, 애드리안 곤살레스 등 팀의 핵심 구성 요소들은 변하지 않았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도 볼 수 있었지만, 여전히 같은 선수들이 다저스에서 뛰고 있다.

-- 이번 질문은 가볍게 들어달라. 강정호에 대해 알고 있는가. 혹시 다저스가 강정호 포스팅에 참여했는가.

▲ (크게 웃으며) 물론이다. 작년에 오클랜드에 있었기 때문에 오클랜드가 그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때 스카우트팀은 강정호가 뛰어난 메이저리그 선수가 될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한국에서 그의 성적은 정말로 대단했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피츠버그에서 얼마나 해낼지 궁금하다. 들리는 말로는 피츠버그에서 그를 유격수나 아니면 다른 포지션으로 돌릴 거라고 하는데, 내가 만나본 모든 사람은 그가 타격 재능이 있고 파워가 대단하다고 확신에 차서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그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이 대단히 흥미롭다. 그리고 그가 여기서 잘한다면 미래에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들어올 수 있는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환하게 웃는 자이디 단장
환하게 웃는 자이디 단장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파르한 자이디 LA 다저스 단장이 13일(한국시간) 오후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 LA 다저스 훈련장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다저스 마크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3.14
hkmpooh@yna.co.kr

-- 이 질문을 드린 것은 한국의 많은 야구팬이 류현진과 강정호가 같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 사실 다저스에서 잠시 (강정호 영입에 대해) 논의하기는 했다. 그런데, 그가 좋은 선수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당시 우리는 다른 유격수 옵션을 찾아서 계약을 추진하는 중이었다. 물론 같이 뛰지는 못하겠지만 같은 내셔널리그에서 (류현진과 강정호가) 서로 대결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

-- 당신이 추구하는 야구 스타일은 무엇인가.

▲ 포스트 시즌에서 성공하려면 좋은 투수와 좋은 수비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미 롤린스와 하위 켄드릭을 각각 유격수, 2루수로 데려온 것도 이 때문이다. 가능한 한 최고의 수비력을 갖춘 팀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또 하나는 팀은 한두 명의 스타 플레이어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다. 25인 로스터가 바로 팀이다. 그런 선수를 찾았다. 25인 로스터에 든 선수들이 제각각 자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었다. 크리스 헤이시와 같이 스타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벤치에서 힘을 보탤 수 있는 선수를 찾은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로스터를 짤 때 그런 점을 염두에 뒀다. 그리고 좋은 투수와 좋은 수비가 올해 플레이오프에 갔을 때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 박찬호, 류현진의 영향으로 한국에서 다저스가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아는지 궁금하다.

▲ 그런 말을 들어서 정말로 기쁘다. 류현진이 한국에서 무척 유명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웃음) 로스앤젤레스에는 코리안 타운이 있을 정도로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뜨거운 성원에 감사하고 언젠가 한국에서 2경기 정도 경기하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내가 오클랜드에 있을 때 두 차례 일본에서 경기했다. 2008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2012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일본에서 경기를 벌였다. 2012년에는 이치로가 시애틀에서 뛸 때였다. 무척 재미있었다. 친선경기가 아니라 정규시즌 개막전을 일본에서 했다. 언젠가 한국에서 다저스가 경기를 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겠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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