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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반대' 또 압박…시험대 오른 한국 외교(종합)

송고시간2015-03-1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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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한반도 외교전 치열…韓, AIIB와 맞물려 고민 증대

<그래픽> 중국 '사드 한반도 배치' 우려
<그래픽> 중국 '사드 한반도 배치' 우려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16일 방한중인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는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자국 지역 일부도 사드 영향권 아래 놓인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bj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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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중국이 16일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에 대해 또 한번 분명한 입장을 제시해 우리 외교가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특히 한미 외교 차관보간 협의가 17일에 예정돼 있어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둘러싼 미중간 대립도 더욱 분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G2간 대립에서 우리나라의 입지가 어느 때보다 위축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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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는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사드 문제와 관련한) 중국측의 관심과 우려를 중요시해달라"면서 "한미가 사드 문제에 대해 타당한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발언 수위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신중하고 적절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는 공식적인 언급보다 높은 것이어서 사실상 '압박'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차관보급 접촉에 앞서 사드 문제가 공식적인 의제로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우리 외교 당국자들은 류젠차오 부장조리의 공개 발언에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정부 내에서는 중국 측이 이날 협의가 끝나자마자 사드 문제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을 유의미하게 봐야 한다고 지적이 나온다.

한미가 사드 문제에 대해 '요청이나 협의, 결정도 없다'는 이른바 '3 NO' 입장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중국 측의 견제 움직임이 노골화되는 것은 그만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우려는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되면 중국 일부 지역도 '사드 영향권'에 들어가 자국의 안보 이익이 침해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양국이 아시아 지역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중국 내에는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의도가 북한 위협을 명분으로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인식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우려 정도를 고려할 때 사드 한반도 배치가 결정된다면 한중 관계에도 상당한 부정적 영향이 뒤따를 것이란 관측도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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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중국의 우려 표명에 대해 미국은 사드에 대해 한미간 협의가 없다는 점과 사드가 전적으로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 시스템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방한한 대니얼 러셀 미국 동아태 차관보도 17일 이경수 차관보와의 협의에서 이런 기존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 역시 중국이 사드 문제를 순수한 군사적 측면에서 보지 않고 아시아에서 미중 간의 힘겨루기 차원에서 인식하므로써 과도하게 부풀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사드는 요격 고도가 150km, 사거리는 200km 정도로서 중국의 대륙간탄도탄을 요격할 수는 없다"면서 "사드가 구비하는 X-밴드 레이더도 실제 운영되는 거리가 짧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미간 공식 협의 개시 여부와는 무관하게 사드 문제가 사실상 외교 현안이 된 만큼 우리 입장을 정하고 이를 주변국에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이날 방한해 17일 오전에는 카운터파트인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와 협의를 하고 조태용 외교부 1차관도 예방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사드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거론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류젠차오 부장조리가 이날 재차 참여를 요청한 AIIB는 이달 말이 사실상 창립 멤버로 가입할 수 있는 시한이다. 국내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지만, 지배구조 등의 문제로 우리 정부는 아직 가입 여부를 최종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동맹국인 미국이 AIIB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것도 우리 정부의 태도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영국의 AIIB 참여 결정을 비판한 상태로 17일 이뤄지는 한미 차관보급 협의에서도 이런 부정적 인식을 다시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사드 배치와 AIIB 가입 문제에 대해 "우리는 이 문제를 항상 제로섬 게임으로, 선택의 문제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국익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면서 "미중 양국관계는 제로섬 관계가 아니며 양국은 경쟁하고 있으나 협력하는 문제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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