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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초등학교 이색 졸업식…'졸업생 1명'

송고시간2015-03-23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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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아키모토 양 "외롭지만 불쌍하진 않아"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4년전 동일본대지진때 발생한 원전 사고 때문에 한 때 마을 주민 전체가 피난했던 후쿠시마(福島)현 가와우치무라(川內村)에서 23일 단 1명의 학생을 위한 졸업식이 열렸다고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주인공은 가와우치 초등학교 6학년생 아키모토 지카(12·秋元千果)양. 후쿠시마원전에서 남서쪽으로 22㎞ 떨어진 가와우치에 살던 아키모토는 2011년 3월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약 40km 떨어진 후쿠시마현 고리야마(郡山)시로 일시 이주했다.

원전사고로부터 10개월 지난 2012년 1월, 가와우치무라 당국이 떠난 주민들에게 다시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선언하자 아키모토의 가족은 귀향했다. 하지만 그의 동급생 18명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때부터 4,5,6학년 3년 내내 아키모토는 자의와 상관없이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1대1 수업을 받아야 했다.

지난해에 최상급생인 6학년이 된 그는 시찰단이 학교를 방문할 때마다 학생대표 인사를 맡은 것은 물론, 운동회 선수 선서, 응원단장, 고적대 지휘 등을 도맡아 해야 했다.

이날 졸업식에서 후배들과 학부모 앞에 선 아키모토는 "나는 친구, 선생님, 가족, 지역의 여러분들 덕에 오늘 졸업할 수 있었다"고 인사한 뒤 "한 명이지만 혼자는 아니다. 외롭지만 불쌍하지는 않다"며 어른스러운 작별의 말을 남겼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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