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즈모는 항공모함"…중국, 강한 경계감(종합)
송고시간2015-03-26 17:08
'군국주의 망령 부활' 비난…전문가 "중국 해군력에 영향줄 것"아베 총리의 '중국 국방비' 거론에 "다른 꿍꿍이" 반박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일본이 최근 항공모함급 호위함인 '이즈모'를 실전 배치한 데 대해 중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정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중국의 국방비 증액에 뒤질 수 없다는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해 "꿍꿍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 25일 일본 해상자위대에 편입돼 공식 취역한 이즈모는 기준 배수량 1만 9천500t, 길이 248m, 폭 38m의 규모다.
건조비로 약 1천200억 엔(약 1조1천46억원) 투입된 이 호위함은 선수(船首)에서 선미(船尾)까지 갑판이 평평하게 돼 있어 외관이 항공모함과 비슷하다.
일부 외신은 이즈모가 최대 9대의 헬기를 실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중 5대는 동시에 이륙할 수 있다.
그러나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 등은 26일 "이즈모는 사실상 항공모함"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형 함선은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도입할 예정인 F-35B형 스텔스 전투기(단거리/수직이착륙(STOVL) 기종)를 탑재하고 언제든 항모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격용 무기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과 충돌 소지가 생길 가능성을 막기 위해 호위함으로 둔갑시킨 것뿐이라고 중국언론은 주장했다.
중국 해군 전문가 리제(李杰)는 이즈모를 배치함으로써 일본은 핵잠수함을 포함한 중국의 잠수함 전력에 대한 작전능력, 도서지역 공격·방어능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즈모라는 명칭이 과거 중국을 공격했던 일본해군 소속 기함의 이름과 같다는 점은 중국을 더욱 도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신문신보(新門晨報)는 "갑오전쟁(청일전쟁) 이후 일본은 청나라로부터 거액의 배상금을 받았고 새로운 무력 증강 계획을 추진했다"며 "이즈모는 (일부) 배상금을 영국에 주고 건조한 장갑 순양함"이라고 보도했다.
기함 이즈모는 중국군이 일본군의 대륙침략에 맞서 벌였던 제1차 '쑹후(淞호<물수변+戶>)결전'(1937년 8월13일) 당시 상하이(上海)를 포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함은 제2차 대전 당시 미군에 의해 침몰했다.
친중성향 매체 홍콩 문회보(文匯報)는 "이즈모라는 이름을 붙인 것에는 군국주의 망령을 불러내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비난했고,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이즈모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일본의 욕심은 끝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이날 일본의 군사력 강화 동향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방어적인 국방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국방예산 심사도 공개적이며 투명한 반면 일본의 군사적 동향은 역사문제 때문에 이웃국가와 국제사회로부터 고도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본 인구는 중국의 10분의 1이고 면적은 26분의 1에 불과한데도 1인당 국방예산은 중국의 5배에 달한다"며 일본이 중국의 국방예산을 문제삼는 것은 결국 '취옹지의부재주'(醉翁之意不在酒·취옹의 뜻은 술에 있지 않다는 것으로, 다른 꿍꿍이가 있다는 뜻)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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