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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자격심사 강화론…우울증 등 병력자 배제는 논란

송고시간2015-03-3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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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조종사가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를 고의 추락시킨 정황이 나오면서 조종사 자격심사 과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먼윙스 부기장인 안드레아스 루비츠가 기장을 화장실에 가도록 종용한 뒤 조종실 문을 잠그고 고의로 하강 버튼을 누른 것으로 추정되자 유럽 항공사들이 조종사 2명을 조종실에 함께 있도록 의무화하는 규제를 시작했다.

하지만, 조종사들의 심리이상 상태를 걸러내는 과정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40세 미만 조종사는 연 1회, 40세 이상 조종사는 연 2회 건강진단을 받고 있으나 여기서 정신건강에 관련한 검사는 우울증 등 몇몇 증상에 대한 단순 질문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이 검사는 조종사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증상을 털어놓는 식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NYT는 전했다. 검사를 허위로 받으면 25만 달러(약 2억7천67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하지만 조종사에겐 '조종간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우려가 더 크다는 것이다.

미국과 제도가 비슷한 유럽에서는 정신질환을 앓는 조종사가 개별적으로 의사를 찾아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사실을 회사에 알리는 조종사는 드물며 독일의 경우 문제가 있더라도 의사가 회사에 통보할 의무가 없다.

법의학·심리학자 레이드 멜로이는 NYT에 "대중의 안전과 연관된 사람에 대한 자격심사로서는 굉장히 부족한 점이 많다"며 검사가 1년에 한 번에 불과한 점 역시 문제라고 말했다.

조종사 자격을 처음 취득할 때 받는 건강진단 역시 신체적 요건에 집중돼 있으며 미국의 경우 정신건강과 관련한 검사는 온라인으로 하는 설문 중 단 3문제뿐이라고 한 전문가는 지적했다.

그러나 영국 가디언은 우울증을 앓았다는 이유로 조종사가 비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는 우울증 병력이 있는 사람에게 낙인을 찍는 일이며 이는 잘못된 반응이라는 주장이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왕립정신의학학회 사이먼 웨슬리 회장은 가디언 일요판 옵서버에 "나 역시 우울증을 겪는 조종사 2명을 치료했으며 이들은 현재 훌륭한 경력을 쌓고 있다"며 "우울증 병력이 있다고 아무것도 해선 안 된다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고용주에게 공개한 조종사는 비행이 일절 금지되기도 했으나 미 연방항공청(FAA)은 2010년 우울증 치료제를 복용하는 조종사도 비행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유럽도 수년 후 뒤따라갔다.

우울증 병력이 있는 조종사는 영국에서만 약 100명가량이며 이 중 42명은 치료를 받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유럽에서는 치료제로 우울증 증상이 가라앉았거나 증상이 사라진 지 4주가 넘었을 경우 조종사가 비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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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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