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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기구서 한국의 지위는

송고시간2015-04-0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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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정부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결정으로 중국과 지분·의사결정 구조, 부총재직 인선 등을 놓고 밀고 당기는 치열한 협상이 전개될 전망이다.

AIIB와 '숙명의 라이벌' 관계가 될 아시아개발은행(ADB·마닐라 소재)과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내 한국의 위상은 그렇게 높지 않다.

한국은 그동안 세계 10위권 경제임에도 지분율·투표권이 낮아 국제금융질서 관련 결정 과정에서 제대로 권리 행사를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정부는 올해 WB 등 국제금융기구에 3천59억원을 출자·출연해 지분율을 높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율·투표율·인력비율

ADB에서 한국의 지분율은 5.06%다. 최대 출자국인 일본, 미국의 지분(각 15.7%)보다는 상당히 낮다. 정부는 올해 ADB 일반증자에 참여해 3천441만달러(361억원)를 출자하고 아시아개발기금 재원 보충에도 464억원을 출연할 계획이다.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에서 한국의 지분율은 1.58%이지만 연내에 3천604만달러(약380억원)를 출자하면 1.63%가 된다.

한국의 지분율은 IMF에서 1.41%, 미주개발은행(IDB)에서 0.004%다. 이는 세계 GDP의 2% 수준인 우리 경제력에 비해 낮다.

IMF에서 한국의 투표권은 1.37%(2012년 현재)로 188개 회원국 중 19위이다. 지난 2012년 정부는 지분율(1.41%)을 1.8%까지 높이기로 IMF가 결의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투표권과 관련, 2010년 ADB가 30개국을 대상으로 IMF, WB, 국제개발협회(IDA) 투표권과 GDP, 외환보유액, 인구 등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는 경제력과 투표권의 불균형이 가장 심각한 국가 중의 하나로 나타났다. 세계은행(WBG)의 IDA내 투표권은 0.73%로 172개국 중 24위다.

◇고위·전문직 진출

거액의 출연금에도 불구하고 국제기구에서 고위·전문직의 한국인 수가 호주, 인도보다 적다는 지적도 나왔다.

2013년 10월 이재영 의원(새누리당)은 기획재정부 자료를 인용, WB에서 한국인 직원이 52명으로 전체의 0.3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분담금 2조8천억원의 비중이 1.40%인 점을 감안하면 직원 수는 분담금의 ¼ 수준이다. 나카오 다케히코(中尾武彦) 총재가 이끄는 ADB에도 8조8천억원(5.03%) 상당의 분담금을 내지만 한인은 54명(2013년 10월 현재)으로 1.77% 수준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직원 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장급 등 주요 보직에 진출한 전문직들의 업무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인으로 채용하는 관리, 비서직 등을 뺀 전문인력(약 1천명) 중 한국인이 40여명(4%)이고 국장급도 3명이나 돼 중국 등 주요 국가들도 부러워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작년 6월에는 ADB 총재, 부총재, 사무총장 다음으로 지위가 높은 행정국장에 엄우종(51) 부국장이 임명돼 한국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 전문 인력 규모가 미국과 일본(각 90여명)에 비해서는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부총재직'은 정인용 전 재무부장관, 이봉서 전 상공부 장관, 신명호 전 주택은행장 등 3명을 배출했다.

ADB 파견 근무 경력의 정부 관계자는 "오랫동안 부총재직에 진출하지 못해 인사나 차관집행 과정 등에서 우리 국익을 최대한 반영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며 이런 점에서 대중 AIIB 협상에서 부총재직 확보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가 2013년 9월 자유·국민당 연립정권 출범 후 1억달러 자본금 증액 조건으로 부총재직을 얻어냈다"면서 "우리 GDP 규모를 볼 때 AIIB 협상서 이사국 지위는 얻을 수 있는 만큼 부총재직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WB에는 올 2월 양허성자금 국제협력부 국장직에 소재향씨가 임명돼 한국인 직원 수는 52명(0.35%)으로 늘어났다. 정치성이 강한 조직이다 보니 김용 총재가 수장이 된 후 한국의 위상도 훨씬 높아졌다.

IMF내 한국인 인력 비율도 1%대 수준이나, 2013년 11월에는 아태국장에 이창용(57)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임명됐다.

전문가들은 국제기구내 우리 지분율이나 자국인 인력비율 지적에 앞서 정부는 꾸준히 경제 규모에 상응하는 일반자본 증액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채용 대상자들도 토론, 외국어 등 국제사회에서 통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duckhw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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