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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문태종·태영 형제 "내년엔 같은 팀 돼볼까"

송고시간2015-04-09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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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고등학교 때 이후 한 번도 같은 팀에서 뛰어본 적이 없는데 다음 시즌에 혹시 가능할까요."

프로농구 창원 LG의 문태종(40)과 그의 동생인 울산 모비스 문태영(37)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2013-2014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플레이오프 MVP를 나눠 가진 둘은 2014-2015시즌에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문태종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한국 대표팀에 12년 만에 금메달을 선사했고 문태영은 소속팀 모비스를 프로농구 사상 최초의 3년 연속 우승으로 이끌었다.

시즌이 끝나고 휴식을 취하던 두 사람은 8일 뜻깊은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둘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초등학교를 찾아 다문화 가정 어린이 농구팀 '글로벌 프렌즈'(한국농구발전연구소 운영·하나투어 후원)의 연습을 지켜보며 학생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자신의 자녀를 데리고 교문에 들어선 문태종, 태영 형제는 이곳에서 2시간 가까이 머물며 어린이들의 훈련을 지도하고 연습 게임에서는 양 팀의 '일일 감독'을 맡아 어린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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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종은 "이런 농구팀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한번 와보고 싶었다"며 "우리 형제처럼 하프 코리안 어린이들이 많아 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앞으로 훌륭한 어른으로 커 나가는데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시간을 낸 이유를 설명했다.

동생 문태영은 이 어린이들과 더 각별한 인연이 있었다.

바로 '글로벌 프렌즈' 어린이들이 지난 시즌 모비스와 삼성의 서울 경기를 찾아 직접 응원에 나섰던 것이다.

문태영은 그때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이날 농구화, 유니폼 등을 잔뜩 준비해와 어린이들에게 하나씩 선물했다.

평소 경기장에서는 무뚝뚝한 표정을 짓는 그는 "나도 어릴 때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를 보면서 더 멋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기억이 난다"며 "오늘 아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게 돼 즐거웠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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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영의 농구화를 선물 받은 어린이는 "집에 잘 간직했다가 나중에 커서 어른이 되면 신을 것"이라고 말했고 유니폼을 받은 친구는 너무 커서 제대로 맞지도 않는 유니폼을 벌써 입어보며 즐거워했다.

자녀와 함께 학교를 방문한 두 형제는 "앞으로도 또 방문해서 어린이들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힘들었던 시즌을 마치고 모처럼 휴식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지만 연습이 끝나고도 어린이들의 사인 및 사진 촬영 요청에 하나씩 답해주는 친절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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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짬을 낸 인터뷰에서 문태종은 "시즌이 끝나고 가족들과 함께 필리핀 여행을 다녀왔다"고 근황을 소개했고 문태영은 "챔피언결정전까지 치르느라 매우 힘들었지만 그래도 딸과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노력 중"이라고 다정한 아빠의 면모를 보였다.

둘은 최근 3년 연속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어 동생인 문태영이 3연승을 거뒀다. 특히 문태영은 최근 세 시즌 연속 모비스에서 우승을 맛봤으나 형인 문태종은 아직 KBL에서 우승 경험이 없다.

문태영은 형을 다소 미안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저녁이라도 한 번 사야 될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문태종과 문태영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나란히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다음 시즌에는 어떤 팀에서 뛰게 될지 아직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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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종은 "다음 시즌에는 정말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고 문태영 역시 "3년간 우승을 계속 했는데 내년에도 그런 분위기 속에서 뛰게 되면 좋겠다"고 나란히 우승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문태종은 다음 시즌이 KBL 6년차, 문태영은 7년차가 된다. 하지만 한 번도 같은 팀에서 뛴 적은 없다. 사실 다음 시즌에도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우애 좋은 형제는 "연봉에 따른 샐러리캡의 문제로 어렵겠지만 그래도 한 팀에서 뛰면서 우승하는 것이 우리들의 꿈"이라며 두 손을 맞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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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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