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는 '축지법과 비행술'(종합)

송고시간2015-04-09 14:12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한국관 개관 20주년…동갑내기 작가 '미술 의미' 묻는 영상설치작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내달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에서 '축지법과 비행술'(The Ways of Folding Space & Flying)이라는 제목의 영상설치작품이 전시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9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2015년 한국관 전시 커미셔너인 이숙경과 참여작가인 문경원, 전준호가 함께한 가운데 한국관 전시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는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을 비롯한 여러 미술계 인사의 노력으로 베니스 비엔날레 중심부인 자르디니 공원 내에 한국관이 설립된 지 20주년이 된다.

우리나라는 1986년 첫 참가 후 전시관이 없어 이탈리아관의 작은 공간을 배정받아 참가하던 중 1995년 26번째로 독립된 국가관을 갖게 됐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는 '축지법과 비행술'(종합) - 2

미술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들어선 한국관은 국내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는 역할을 했다.

이번 한국관 전시작은 이를 기념해 한국관의 과거, 현재, 미래뿐 아니라 국가관이라는 경계 너머 베니스 비엔날레의 역사적 서사를 담은 10분30초 분량의 영상설치작품으로 구성된다.

이숙경 커미셔너는 이날 "미술 전시에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한국관 특성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가 작가들의 과제였지만 한국관에서 전면의 석호(潟湖·lagoon)를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들이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전시작인 7개 채널 영상설치작품은 종말적 재앙 이후 물의 도시인 베니스를 비롯해 육지 대부분이 물속에 잠겼지만, 90여 국가관 중 비교적 높은 지형에 있는 한국관이 인류 문명의 마지막 보루로 부표처럼 떠돈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는 '축지법과 비행술'(종합) - 3

두 작가는 경기도 남양주 스튜디오에 실제 한국관과 같은 크기의 모형을 지어 실험실로 보이는 이 공간에서 고독한 한 인물의 모습을 촬영했다.

2012년 독일에서 열린 세계적 권위의 미술행사 '카셀 도큐멘타'에서 미술이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질문한 두 작가의 '뉴스 프롬 노웨어'(News from Nowhere) 프로젝트에 출연한 배우 임수정이 작업에 참여에 의의를 두고 이번에도 노 개런티로 출연했다.

영화사 봄의 오정완 대표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이 커미셔너는 한국관 자체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이 "미래 시점에도 과연 미술은 존재할 수 있는지를 묻고 미술의 의미는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관람객에게 던진다"고 설명했다.

나이지리아 출신 오쿠이 엔위저 총감독 기획으로 선보일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본 전시의 주제 '모든 세계의 미래'(All the World's Futures)와도 맞닿아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는 '축지법과 비행술'(종합) - 4

자리를 함께한 전준호 작가는 "한국관이 전시를 하기에는 썩 좋은 공간이 아니지만 우리에겐 도전정신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전시작 제목에 대해선 먼 거리를 가깝게 하는 축지법의 개념에서 한국관 공간을 떠올릴 수 있고, 비행술은 언제나 인류가 꿈꾸는 무한한 상상력의 의미로 생각할 수 있어 이를 접목했다고 말했다.

축지법과 비행술의 개념은 상상력을 통해 물리적, 인지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내재적 열망을 내포한다.

문경원 작가는 전준호 작가와의 작업방식에 대해 "많은 연구와 대화를 함께하고 여러 과정에서 보완하며 혼자 또는 같이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이숙경 커미셔너와 전준호, 문경원 작가는 모두 1969년생 동갑내기들이다.

5월9일부터 11월22일까지 열리는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선 본 전시, 국가관전, 병행전시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한국작가로는 6년 만에 김아영, 남화연, 임흥순 등이 본 전시에 초청됐다.

비엔날레 조직위원회가 인정한 병행전시로는 벨기에 보고시안재단이 주최하는 '단색화'전과 이매리 작가의 작품을 보여주는 상하이 히말라야 뮤지엄의 전시가 예정돼 있으며, 22개국 40명의 작품을 소개하는 나인드래곤헤즈의 전시에는 한국작가 10여 명이 포함됐다.

기타 전시로 열리는 '베니스, 이상과 현실사이', '개인적인 구축물'이라는 주제의 전시에도 한국 작가 10여 명이 참가하는 등 어느 해보다도 많은 국내 작가가 베니스에 소개된다.

본 전시 초청작가 중 남화연의 첫 개인전이 9일부터 6월28일까지 아르코미술관에서 '시간의 기술'(Time Mechanics)이라는 제목으로 열린다.

새의 울음소리를 녹음한 뒤 이를 흉내 내는 과정을 촬영한 '필드 레코딩',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코레앙 109'라는 레이블로 분류된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1377년)을 소재로 한 작품 등 5편의 영상과 사진작업이 관람객과 만난다.

jsk@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