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휴대전화 2개, 또 다른 '판도라 상자' 될까
송고시간2015-04-10 16:26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검찰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의 '금품메모'와 전화통화 녹취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성 전 회장이 사망 당시까지 갖고 있던 휴대전화 두 대에도 이목이 쏠린다.
휴대전화의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 등이 공개되면 경우에 따라 메모와 녹취에 이은 또 하나의 '판도라의 상자'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성 전 회장은 9일 유서를 집에 남겨놓고 새벽부터 자택을 나서 이날 생을 마감한 북한산으로 곧바로 향했다.
이 당시 이미 목숨을 끊을 결심을 하고 집을 나서면서도 휴대전화 두 대를 챙겼고, 집을 나온 직후인 오전 6시부터 50분간 경향신문 기자와 전화통화까지 했다.
특히 성 전 회장이 사망 전날인 8일 검찰 수사가 '표적수사'라는 불만을 품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자청하기까지 한 점 등을 고려하면, '극단적인 선택'을 결심하고 집을 나선 후에도 다른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휴대전화 접촉을 시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예상도 가능하다.
'금품메모'에 거론된 것으로 알려진 인사 중 실제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최근 성 전 회장이 전화를 걸어 검찰 수사와 관련해 언급했다고 밝혔고, 친박 핵심으로 분류되는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도 최근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는 폴더형 제품이지만, 대부분의 폴더형 휴대전화가 녹음 기능이 있다는 점으로 미뤄보면 녹취가 남아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만약 성 전 회장과 정권 실세의 통화 기록이 남아있거나, 경우에 따라 통화 내용 녹취가 휴대전화에 있다면 이 또한 파급력 있는 수사 단서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 두 대를 현재 확보하고 있으나 아직 통화내역이나 통화를 녹취한 기록이 있는지를 조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10일 "일반 변사자 휴대전화와 마찬가지로 취급하고 있다"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통화내역 등을 조사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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