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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판사, 법원내부망에 "박상옥, 대법관 안돼" 글(종합)

송고시간2015-04-1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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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법 박노수 판사 "박 후보자, 고문치사 사건 은폐·축소 방조"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현직 판사가 박상옥 대법관 후보의 대법관 임명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서울중앙지법 박노수(사법연수원 31기·49) 판사는 16일 저녁 법원 내부망 게시판에 박상옥 대법관 후보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글을 실명으로 올렸다.

"1987년 6월 항쟁에 참여했던 한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 판사는 "과거 독재정권 치하의 고문치사사건 은폐·축소에 협력했던 검사가 은폐·축소 기도에 맞선 훌륭한 검사라는 거짓 휘장을 두르고 대법관에 취임할 것만 같은 절박한 우려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글을 쓴 이유를 밝혔다.

그는 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청문회 전 과정을 보고난 결과 그가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맡았던 검사로서 안기부와 경찰의 은폐·축소 기도를 알면서도 묵인 또는 방조한 검사에 가깝다고 판단된다고 썼다.

이런 판단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검찰의 1차 수사가 종료하기까지 객관적 사실들에 근거한다며 "필수적으로 이뤄졌어야 할 현장검증이 당사자인 고문경관을 참여시키지도 않은 형식적인 실황조사로 대체됐고 검찰은 경찰의 수사내용을 그대로 추인하는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2명의 경관을 기소하고 서둘러 수사를 종료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와 함께 수사를 담당했던 안상수 전 검사는 관계기관대책회의에서 정한 방침에 따른 윗선의 외압이 지속적으로 있었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는데, 박 후보자는 그런 외압을 전혀 몰랐다고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이런 답변은 거짓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한 판단"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사법부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보루이고 그 중에서도 최종심인 대법원은 그 가치를 지켜내는 최후의 보루여야 한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며 "고문치사 사건의 은폐·축소 기도를 알면서도 묵인하거나 방조한 검사였다면 그런 분이 대법관이 되는 것은 있어서는 아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후보자는 스스로 나서 자신이 고문치사 사건의 은폐·축소와 무관함을 충분히 해명해야 한다"며 "만일 그럴 의지가 없다면 이제라도 대법관 후보의 자리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주 출신인 박 판사는 1985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해 졸업한 뒤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002년 판사로 임관,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근무중이다.

박상옥 후보자는 지난 7일 국회 청문회를 거쳤으나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두고 여야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인준안이 표류 상태다.

박 후보자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와 관련한 비판에 "제기된 문제들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미 충분히 답변해 해명이 됐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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