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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채권단, 실무협상 재개…'4대 쟁점' 대립 지속

송고시간2015-04-1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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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긴축 지지' 미국·프랑스도 등 돌려…"개혁하라" 압박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그리스와 국제채권단이 18일(현지시간) 구제금융 분할금 72억 유로(약 8조4천억원) 지원을 위한 실무협상을 재개했다.

그리스 ANA-MPA 통신 등은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인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의 실무진으로 구성된 이른바 '브뤼셀그룹'이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회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브뤼셀그룹은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을 평가하며 오는 24일 분할금 지원을 논의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그러나 양측은 연금과 민영화, 노동 관계법, 부가가치세율 인상 등 4대 쟁점을 놓고 대립하고 있으며, 이는 실무진의 기술적 협상에서 합의하기 어려운 의제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24일 유로그룹 회의에서 채권단이 분할금 지원에 합의할 가능성이 크지 않으며, 지난 2월 20일 유로그룹 회의에서 합의한 협상 시한인 '4월 말'까지 막판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협상과 관련해 "핵심 날짜(key date)는 없다"며 "24일에 합의안은 없을 것이다. 진전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도 지난 15일 "다음 주에 (유로그룹 회의에서) 해결책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IMF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바루파키스 장관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등과 개별적으로 만나 협상을 논의했으나 지지를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

오히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리스에 개혁 이행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리스는 세금을 걷어야 하고, 행정부를 줄여야 하며, 노동관계 관행을 유연하게 해야 한다"며 2개월 전 긴축 대신 성장에 무게를 둔 발언과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취임한 직후 "우리는 그리스가 돌에서 피를 짜내는 것이 아니라 진전을 위해 투자할 수 있도록 일부 유연성을 갖도록 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2월 1일 CNN방송 인터뷰에서도 "불황 한복판에 있는 나라를 계속 쥐어짜기만 해서는 안 된다"면서 "어떤 시점에는 국가 부채를 해소하기 위한 성장전략이 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EU와 재정협약 다툼을 벌여 그리스 편을 들어주는 듯했던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그리스 압박에 동참했다.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그리스에 동정적이지 않다"며 "우리는 그리스가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유럽의 규칙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긴축 조치 이행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올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4.3%로 목표한 예산안을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해 '3% 이하' 기준을 위반했다. 그러나 EU 집행위는 거부권을 행사하는 대신 강화된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요구하면서 기준 충족 시한을 2017년까지 2년 늦춰줬다.

이처럼 채권단이 긴축 이행을 압박하고 있지만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부는 추가 긴축 조치는 '금지선'이라며 맞서고 있다.

다만 이번 협상은 6월 말로 예정된 새로운 협상을 체결할 때까지 임시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가교' 협상이라는 점에서 시리자 정부가 일부를 양보해 오는 30일까지 합의하고 6월 이후 협상에서 채무 재조정 등 총선 공약을 반영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전날 "문제는 우리가 6월 이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라며 "우리의 목표는 종전과 다른 새로운 합의를 이끌 6월 이후의 협상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치프라스 총리도 지난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4개 부문의 타협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인하면서도 "유럽은 의견충돌을 통해 결합하고 전진해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달 말까지 합의할 것임을 여전히 단호하게 낙관한다"고 말했다.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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