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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할 말 없다" 말아껴…정국·여론향배 예의주시

송고시간2015-04-21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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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총리 낙마 트라우마에 후임인선 걱정도

중남미 4개국을 순방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후(현지시간) 두번째 순방지인 페루 리마 호르헤차베스 국제공항에 도착,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중남미 4개국을 순방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후(현지시간) 두번째 순방지인 페루 리마 호르헤차베스 국제공항에 도착,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리마<페루>=연합뉴스) 정윤섭 박성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중남미 4개국 순방을 수행 중인 청와대 관계자들은 20일(현지시간)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표명 소식이 전해지자 말을 아낀채 향후 정국과 여론의 향배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였다.

순방 수행단에서는 이 총리의 사의 표명 전달 사실이 연합뉴스 속보를 통해 전해진 시점이 박 대통령과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막 진행되던 때여서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수행단의 한 관계자는 사의 표명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묻는 질문에 "현재로선 할 말이 없다"고 밝혔고, 다른 관계자는 "이 총리가 사의를 표명했다는 총리실의 발표 내용 그대로이고 그 외에 더 할 말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수행단 내부에서는 이 총리의 사의 표명에 대해 "이미 예고된 것 아니겠느냐"고 평가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박 대통령이 이번 순방 출국 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청와대에서 만나 이 총리 거취에 대해 "귀국 후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을 놓고 이 총리에게 사실상 자진사퇴의 기회를 준 것이라고 판단하는 기류가 강했다는게 수행단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박 대통령이 4월 정국을 강타한 '성완종 리스트'로 인해 의혹의 중심에 서며 '식물총리', '시한부 총리'라는 말이 나오는 이 총리가 더 이상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야당이 총리 해임건의안 카드까지 던지고 여당 내부에서도 사퇴 불가피론이 확산하는 형국에서 이 총리가 더 버티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한 인사는 "박 대통령이 지난해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당시 '친일사관 논란'에 휩싸인 문창극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의 국회 제출을 미룬 것도 자진사퇴의 기회를 줬던 것"이라며 "이번에 이 총리의 거취를 귀국 후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도 명예롭게 물러날 기회를 준 것으로 해석하는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 총리의 자진 사의표명 형식으로 총리 거취 문제를 일단 매듭지었다 하더라도 향후 정국과 여론의 향배에는 더욱 신경을 쓰는 분위기였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이었던 지난 16일 박 대통령이 출국한 이후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이 총리에 대한 의혹 확산으로 피부로 느낄만큼 여론이 악화됐고 박 대통령 지지율도 30%대로 떨어진 상황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완구 악재'를 일단 정리하더라도 검찰 수사 상황에 따라 '성완종 리스트발' 블랙홀이 국정의 동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특히 정부 출범 직전 김용준 후보자의 사퇴와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안대희·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연쇄 낙마사태에 이어 도덕성 논란 끝에 어렵사리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이 총리마저 성완종 사태에 발목잡혀 사의를 표명하자 '총리 인사 트라우마'를 걱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박 대통령이 이 총리의 사의를 27일 귀국 이후 수용하기로 사실상 방침을 정한 가운데 후임 총리카드와 총리 검증 과정 등이 국정운영의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이 총리 사의표명은 끝이 아니라 후임 인선 등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정국 대응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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