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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길 PD "김희선, 기대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

송고시간2015-04-2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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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맘, 슈퍼맨 활약으로 끝나면 의미 있나요"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학교가 파면 팔수록, 무슨 늪 같다.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질 못하는……."

지난 16일 밤 방송된 MBC TV 수목드라마 '앵그리맘'에서 아줌마 조직폭력배인 한공주(고수희 분)가 둘도 없는 친구인 조강자(김희선)에게 내뱉은 한탄이다.

학교 폭력을 가볍게 건드리는 드라마라고 생각했던 '앵그리맘'은 왕따와 자살, 원조교제, 사학비리, 공직자 부패 등 시사고발 프로그램에나 나올 법한 온갖 부조리를 작심하고 풀어낸다.

연출자인 최병길 PD는 지난달 제작발표회에서 "달콤하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앵그리맘'은 결코 사탕을 녹여 먹듯 마음 편히 볼 드라마가 아니다.

7%대의 저조한 드라마 시청률과 압도적인 화제성은 '앵그리맘'에 대한 양분된 시선을 보여준다.

방송 전후로 드라마 일화 하나하나가 사람들 입길에 오르지만 보기 불편하다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최병길 PD "김희선, 기대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 - 2

21일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다시 만난 최 PD는 이에 대해 "이 드라마가 우리 현실에 맞닿아 있는 이야기라는 걸 시청자들이 알게 모르게 느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현실과 같은 TV 속 모습에 사람들이 외면하는 부분도 없지 않은 것 같아요. 개그 코드를 넣는 식으로 중화하고, 어떻게 포장해도 다들 이야기 본질은 느끼는 것 같습니다."

최 PD는 그럼에도 폭력성이 과하다는 지적에 대해 "워낙 비판을 많이 받아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언제든지 부르면 갈 수 있도록 양복을 들고 다닌다"면서 웃었다.

그는 "이 드라마 액션 자체는 그동안 찍었던 다른 작품들보다 수위가 낮다"면서 "배우들의 연기와 감정 표현이 뛰어나다 보니 그 감정이 시청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최 PD는 김희선에 대해서도 "이 드라마가 망해도 김희선은 살릴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는데 김희선이 기대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면서 "한국에도 줄리안 로버츠가 나왔다"고 치켜세웠다.

16부작인 드라마는 종영까지 3주를 남겨두고 있다.

딸을 구하고자 야심 차게 학교로 향한 엄마 조강자는 캐면 캘수록 고구마 넝쿨처럼 딸려나오는 온갖 부조리들로 위기를 맞았다.

최 PD는 결말과 관련, 조강자의 판타지 활극보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쪽에 보다 방점을 찍는 모습이었다.

"조강자가 조폭마누라처럼 대충 몇 명 때려잡는 식의 슈퍼맨 활약으로 이야기가 끝나면 통쾌하겠지만 과연 의미가 있을까 싶어요. 지나친 판타지는 청량감을 주겠지만,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이야기를 못하고 넘어가는 게 아닐까요. 조강자가 악을 처단하는 장면이 후반부에 등장하겠지만 진짜 결말은 그 악이 과연 처단됐을까, 하고 의문을 남기는 식으로 끝나지 않을까요."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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