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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도 안돼 어째야 할지"…네팔인들 가족 걱정에 발동동

송고시간2015-04-2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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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째 네팔식당 운영중인 구룽 헐커만씨 아내·아들 걱정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아내가 점심 먹으려고 식사를 준비하는데 지진이 났다네요. 가족이 일단은 무사하지만 이제는 통신도 잘 안돼 어째야 할지…. 물이라도 떠다 주고 싶은 마음 뿐이예요."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서 네팔식당을 운영하는 구룽 헐커만(40)씨는 지진 발생 이틀째인 26일 혹시나 가족들에게 그 사이 다시 연락이 올까 초조해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후 식당 안에는 네팔 지진 사망자가 1천900명에 달한다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식당 안에 삼삼오오 모인 네팔인들은 뉴스에서 관련 사진과 영상이 나올 때마다 믿을 수 없다는 듯 한숨과 탄식을 내뱉었다.

구룽씨 역시 TV에 눈을 떼지 못하면서 SNS를 검색해 공원에 시체가 빼곡한 사진을 기자에게 보여주며 "이게 다 시체다. 공원에 시체, 다친 사람, 멀쩡한 사람이 다 같이 있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구룽씨는 2002년부터 한국에서 네팔 식당을 운영중이다. 그의 가족은 한두 달에 한번씩 서울과 카트만두를 왕복한다. 아내와 아들은 불과 1주일 전 카트만두로 떠났다.

"아내가 지진이 나자마자 건물이 흔들리고 물건이 떨어지고 10분 후에 바로 건물이 먼지로 뒤덮였다며 전화를 해왔어요. 옆집은 기둥이 부러지면서 무너지고요. 아들은 기숙학교에 다니는데 저녁까지 무사하다는 소식을 들을 수가 없어서 얼마나 떨렸는지 몰라요."

씁쓸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가던 구룽씨는 아들과 연락이 안 될 때 심정을 설명할 때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구룽씨의 가족은 현재 카트만두 근처 한 공원에 피신해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룽씨와 함께 일하는 네팔인 직원 16명 중에서도 일부는 아직 가족과 연락이 안 닿고 있다.

그는 "1천900명이 죽었다고 하는데 (사망자가) 두 배는 될 것"이라며 "어서 도와야 하는데 돈이 필요한지 뭐가 필요한지도 알 수 없어서 빨리 카트만두에 가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과도 전화와 SNS 등을 통해 계속 연락해왔지만 이제는 이용할 수 있는 전기시설이 없어 가족의 휴대전화 충전도 힘든 상황"이라며 "카트만두 공항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가장 빨리 (네팔로) 떠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같은 자리에서 오랫동안 네팔 음식점을 운영하다 보니 네팔 정부나 한국 단체 등의 교류를 돕는 역할을 그동안 해왔다.

구룽씨는 "지금까지 산악단체 등 다양한 단체들에서 네팔에 도움을 주고싶다고 연락이 왔다"며 "다음주 중에 네팔 사람들끼리 모여 성금이나 지원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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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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