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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기업 첫 압수수색 직전 "成 다이어리 치워라"

송고시간2015-04-2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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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기씨, 지난달 18일 새벽 여비서에 전화…1시간여 후 본사 압수수색CCTV 끄고 자료 숨기기 전날 밤 대책회의…변호인 "증거인멸 모의 없었다"

이용기씨 (자료사진)

이용기씨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한지훈 기자 = 수행비서 이용기(43)씨 등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측근들이 검찰의 첫 압수수색 직전 성 전 회장의 여비서에게 다이어리 등을 치우라고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

검찰은 최측근이 빼돌린 증거들이 성 전 회장의 최근 행적은 물론 정치권 금품제공 의혹을 좀 더 명확히 규명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26일 검찰과 이씨의 변호인 등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경남기업 1차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난달 18일 새벽 수행비서 이씨가 성 전 회장의 여비서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단서를 잡고 이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씨를 비롯한 경남기업 직원들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분석과 참고인 조사에서 이씨가 당일 오전 6시35분께 여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회장님 책상을 치우라"고 지시한 단서를 잡았다.

검찰은 '경남기업이 자원외교 비리로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내용의 당일 아침 신문 보도를 확인한 이씨가 압수수색에 대비해 증거인멸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언론 보도로 수사 기밀 유지가 어려워졌다고 판단하고 오전 8시께부터 경남기업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성 전 회장의 다이어리와 메모 등 여비서가 치운 물건은 A4용지 박스 절반 분량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다이어리에는 올해 1월부터 3개월치 성 전 회장의 일정 등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경남기업의 성공불융자금 대출사기 혐의를 수사하던 지난달 말 박준호(49) 전 상무와 함께 2차 증거인멸을 주도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이 분식회계 혐의로 수사를 확대하자 지난달 24일 밤 직원들과 대책회의를 열었고 이튿날부터 회사 내 CCTV를 끈 채 회계장부 등을 트럭째 빼돌리거나 파쇄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당시 빼돌려진 것으로 보이는 회계장부가 자금팀 과장 황모씨의 자택 장롱에 숨겨진 사실을 관련자 추가 압수수색에서 파악했다.

임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계속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성 전 회장의 비서실장으로 일하며 사내 영향력이 막강한 이씨를 구속해 추가 증거인멸을 막아야 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그러나 이씨와 구속된 박 전 상무 등 성 전 회장의 최측근 인사들은 증거인멸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이씨의 변호인은 여비서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 "회장님이 일찍 나올 수 있으니 준비하라고 팁을 준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2차 압수수색 대비 대책회의에 대해서도 "실체가 불분명하다. 증거인멸 모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CCTV는 인사총무팀 소관이고 3월25일에 꺼진 사실도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알았다"며 "(비자금 관련) 자료는 다 냈고 어떤 식으로든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정치권 로비 내역을 담은) 장부는 없다"고 말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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