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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反유로 신생정당 노선 갈등으로 '시끌'

송고시간2015-04-2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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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수 "우익 이데올로그들이 당 장악" 반발 사퇴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유럽 통합 심화와 유로화 질서를 반대하는 신생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당내 노선 투쟁으로 시끄럽다.

갈등의 축은 최근 독일 사회의 화두인 이민자 수용 태도에 닿아있다. 이민자 수용에 상대적으로 관용적인 분파와 그렇지 않은 정파 간 대립은 결국 당내 유력 고위인사 한스-올라프 헨켈 부당수의 중앙당 지도부 사퇴로 이어졌다.

헨켈 부당수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중앙당 최고 의사결정 기구 멤버 자격을 내놓는다고 밝히고, 이튿날 발행된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 인터뷰에서 "우익 이데올로그들이 당을 장악하려 한다"고 사퇴 배경을 밝혔다.

베른트 루케 당수와 정견을 같이하는 헨켈 부당수는 우익 분파가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페기다)의 정례 월요집회를 지원하고 외국인 혐오 정서를 부추겨 왔다며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다.

헨켈 부당수는 당 지도부가 이들 노선 차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AFD는 급속히 대중의 지지를 잃어 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케 당수와 헨켈 부당수는 이런 우향우 노선은 AFD가 자유주의 지지층을 흡입하는 대안 정당으로 도약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있다. 자칫 신나치로까지 불리는 약체 정당 민족민주당(NPD)처럼 '기타 정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헨켈 부당수의 이번 사퇴를 보는 독일 정치권의 시각 또한 남다르다. 페기다 운동이 본격화한 이후, 이를 지원하는 AFD에 대한 정치적 심판을 다시 한 번 보여주게 될 브레멘 시의회 선거가 내달 10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AFD는 앞서 지난 2월 함부르크 시의회 선거에선 6.1% 득표로 무난히 원내 입성에 성공했지만, 빌트가 최근 브레멘 시의회 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5%대 지지에 그쳐 6%대 지지를 받은 자유민주당(FDP)에도 뒤졌다.

2013년 2월 창당 이래 탄탄대로를 달려온 AFD에 고비가 닥쳤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AFD는 작년 유럽의회 선거와 옛 동독 지역인 브란덴부르크·작센·튀링겐 주의회 선거에서 모두 의석을 건졌다. 내쳐 올해 들어서도 2월 함부르크 주의회 선거에서 의석을 챙기면서 순항해 왔다.

루케 당수는 25일 대중지 빌트에 우향우 흐름을 막겠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당 안팎의 불안한 시선을 차단했다. 루케 당수는 AFD가 2월 전당대회에서 연말까지 당수 3명이 이끄는 집단지도체제 대신 1명의 단일지도체제로 바꾸기로 한 데 따라 추후 1인 당수에 오를 가능성이 큰 인물이다.

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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