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새영화> 4년 만에 개봉한 로드무비 '부곡 하와이'

송고시간2015-04-27 08:49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간질로 오랜 시간 정신병원 신세를 진 40대 아줌마 '자영'(박명신).

어느 날 남편에게서 이민을 간다는 통보를 받고, 하나뿐인 아들을 만나야 한다는 일념으로 정신병원에서 탈출한다.

수차례 자살 시도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17살의 소녀 '초희'(류혜린).

병원장에게 겁탈을 당해 임신을 하게 되자 뱃속의 아이를 지키려고 정신병원에서 탈출한다.

<새영화> 4년 만에 개봉한 로드무비 '부곡 하와이' - 2

다른 듯 닮은 두 여자가 아이를 위해 같은 정신병원에서 탈출하면서 뜻하지 않게 경남 창녕군 부곡면에 있는 '부곡 하와이'에 동행하게 된다.

이 작품은 모든 게 서툴기만 한 두 여자의 무모하지만, 용기 있는 동행을 그린 로드무비다.

<새영화> 4년 만에 개봉한 로드무비 '부곡 하와이' - 3

티격태격 부딪히기만 하던 두 여자는 각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비밀을 서로 알게 되면서 그 상처를 어루만져준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부곡 하와이는 두 여자에게 환상의 장소다. 그러나 부곡 하와이는 실제 현실에서 초라하고 퇴색한 곳으로, 두 여자는 그곳에 다다랐을 때 자신들의 환상이 허상이라는 사실과 마주한다.

1970∼1980년대 신혼여행지의 대명사로 불리던 부곡 하와이 온천 리조트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곳으로, 추억을 반추할 수 있는 공간으로 묘사된다.

하강훈 감독은 두 여자의 감당할 수 없는 상처와 아이에 대한 환상을 통해 허상으로 가득한 우리 사회의 모습과 이에 따른 상실감을 보여주고자 했다.

깊은 상처로 병을 앓는 두 여자의 삶은 가짜로 만들어진 이미지와 기억에 의존하는 현실 세계의 우리에게 묘한 기시감을 준다.

이 작품은 제작한 지 4년 만에 어렵사리 개봉한 영화다.

제28회 바르샤바 국제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먼저 인정받았고, 지난해 하반기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다양성 영화 개봉 지원작에 선정되면서 마침내 빛을 보게 됐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단단한 연기력으로 입증받은 배우 박명신이 이번에도 흡입력 있는 감성 연기를 펼친다.

박명신은 지난 24일 영화 언론 시사회가 끝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방해가 될 만한 정서적 찌꺼기가 남지 않게 나 자신을 비우는 작업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영화 '써니'에서 코믹한 욕과 표정연기를 구사하며 '쟁반 대가리'로 이름을 알린 류혜린은 한없이 외롭고 불안한 소녀로 반전 매력을 선보인다.

류혜린은 "4년 전 영화를 촬영할 때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어지러운 청춘이었다"며 "초희가 느끼는 외로움에 많은 공감이 갔고, 그거 하나만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4월 30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85분.

<새영화> 4년 만에 개봉한 로드무비 '부곡 하와이' - 4

redflag@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