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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길도 거침없이…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송고시간2015-04-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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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토함산 자락 온로드·오프로드 시승기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오프로드 주행이라고 했을 때 단순히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줄로만 알았다. 가파른 비탈길이나 물이 차 있는 웅덩이를 지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지난 28일 경주 토함산 기슭.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인 랜드로버가 새로 내놓은 '디스커버리 스포츠'에 타고 비포장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제법 큼지막한 바위가 곳곳에 박혀 있는 자갈길은 가벼운 워밍업이었다. 21.2㎝의 높은 지상고(노면과 차 밑바닥의 간격) 덕분에 웬만한 바위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됐다.

차 바퀴가 지나간 흔적이 남은 울퉁불퉁한 노면을 지날 때는 차체가 출렁거렸다.

이윽고 웅덩이 앞에 이르렀다. 차가 제대로 갈지 확신할 수 없어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지만 조심스럽게 차를 전진시켰다.

차량 문 아랫부분까지 물에 잠겼지만 물이 내부로 들어오지는 않았다. 가속 페달을 살짝 밟으면서 물살을 헤치고 웅덩이 밖으로 나왔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60㎝ 깊이의 하천을 지날 수 있게 설계됐다.

그 다음에는 약 30도 경사의 언덕이 나왔다. 언덕을 올라갈 때는 시야에 하늘밖에 들어오지 않아 당황스러웠지만 정상까지 가는 데는 별문제 없었다.

잠시 숨을 돌리고 언덕을 내려가기 전 색다른 지시를 받았다. 가속 페달은 물론 브레이크 페달도 밟지 말라는 것이었다.

차량이 경사면을 내려가는 그림이 있는 버튼을 눌렀다. 랜드로버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내리막길 속도제어장치'(HDC. Hill descent control)다.

차량이 미끄러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떨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가속도가 붙기는 커녕 놀랄 만큼 천천히 30도 기울어진 언덕을 내려갔다. ABS 브레이크가 작동하기 때문에 발은 완전히 떼고 스티어링 휠로 방향만 조절하면 됐다.

계기판으로 확인한 속도는 시속 5㎞ 정도에 불과했다. 너무 천천히 가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에 나중에는 버튼으로 속도를 올릴 정도였다.

내리막길 속도제어장치는 오르막을 올라가다 정지한 다음 기어를 후진(R)에 넣고 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도 똑같이 작동했다.

좌우로 30도 이상 경사진 구간도 경험했다. 차체 오른쪽이 올라가 있는 상태로 차량을 멈추고서 조수석 문을 열었는데 힘이 많이 들었지만 문을 위로 밀어올릴 수 있었다. 함께 탄 인스트럭터는 차체 강성이 높아서 프레임이 휘어지지 않아 문이 잘 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시간 30분에 걸친 약 20㎞ 거리의 오프로드 주행 내내 터치 스크린으로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을 가동한 상태였다. 일반, 풀/자갈/눈, 진흙, 모래 등 4가지 지형 모드가 있으며 미끄러지기 쉽거나 거친 노면에서 최적화한 주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활용성은 이처럼 오프로드에서 빛을 발하지만 포장된 도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감포해안도로 등 68㎞ 거리의 도로 구간을 1시간 30분 가량 달렸다.

이 차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8.9초로 가속 성능이 뛰어났다. 고속주행하다 급정거할 때는 브레이크가 민첩하게 반응했다.

시속 130∼140㎞ 정도에서는 바람 소리나 타이어에서 나는 소리가 확실히 들렸지만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엔진 소음과 진동도 디젤 차량치고는 심하지 않았다.

커브 구간에서는 만족할만한 코너링을 보여줬다.

특히 원형의 기어박스를 돌려 스포츠모드(S)를 선택하면 반응이 빨라졌다.

에코프로그램을 작동하면 아무래도 연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 보니 가속 반응 등이 더뎠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2.2ℓ 터보 디젤엔진으로 190마력의 파워와 42.8㎏·m의 토크를 제공한다. 9단 자동 변속기를 갖춰 고속 주행 때 변속감이 부드럽다.

이 차는 지난해말 프리랜더가 단종된 이후 나온 랜드로버의 새로운 엔트리 차종으로 국내에서는 다음달 20일부터 출시된다.

최상위 차종인 레인지로버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의 가장 저렴한 가격이다. SE 모델이 5천960만원이며 상위 HSE 럭셔리 모델은 6천660만원이다.

랜드로버는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경쟁 상대로 아우디의 Q5나 BMW의 X3 등을 들고 있다. 6천190만∼6천690만원인 Q5와 거의 비슷한 가격대다.

차체 길이는 4m 59㎝로 프리랜더와 비교하면 9㎝ 늘어났다.

뒷좌석 시트는 앞뒤로 최대 16㎝까지 조절할 수 있어 다리를 편하게 뻗을 수 있으며 뒤로 젖힐 수도 있다. 머리 위의 공간 역시 키 180㎝ 중반의 남자가 앉았을 때도 여유 있었다.

트렁크의 넓은 적재공간은 랜드로버가 내세우는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큰 특장점이다. 뒷좌석을 최대한 뒤로 밀었을 때는 트렁크 공간이 479ℓ이지만 의자를 앞으로 당기면 829ℓ로 늘어난다. 시트를 접으면 최대 1천698ℓ의 짐을 실을 수 있다.

뒷좌석은 앞좌석보다 5㎝ 높아 시야가 트였다.

내부 인테리어는 플라스틱 재질로 고급스러운 느낌은 떨어진다.

파노라마 썬루프는 개방감을 느끼게 해주지만 창이 열리진 않아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ℓ당 11.2㎞다. 도심연비와 고속도로 연비는 각각 10.3㎞와 12.5㎞다.

동급 최초로 보행자 에어백을 기본 장착해 충격을 감지하면 0.06초 이내에 에어백이 작동한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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