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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기피하는 역에 도전하다…이준·바로의 변신

송고시간2015-05-0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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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의 스타성에 기대지 않고 연기력 보여주며 눈길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아이돌스타지만 화려함은 벗어던졌다.

스타성에 기대 멋진 캐릭터를 입지 않고, 철저하게 배우로서 연기에 욕심을 냈다.

SBS TV 월화극 '풍문으로 들었소'의 이준(27)과 MBC TV 수목극 '앵그리맘'의 바로(23)가 보통의 아이돌스타들은 기피하는 역할들을 골라하면서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대부분의 아이돌스타는 멋진 주인공이나, 능력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지향하는데 이들은 배신자, 사이코패스, 지적장애인, '갑질'하는 못된 학생 등의 캐릭터를 맡으며 차별화된 길을 걷고 있다.

또한, 역할이 작아도 별로 개의치 않는다. 비중을 따지며 출연을 저울질하지 않고, 오로지 캐릭터에 집중해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스스로 키워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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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부터 마마보이 서울대생까지

엠블랙 출신 이준의 필모그라피는 상당히 강렬하다.

2013년 KBS 2TV 액션블록버스터 '아이리스2'에서 그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싸우는 정의의 사도 대신, 뒤통수를 치는 배신의 아이콘 윤시혁을 연기했다.

이때부터 자신의 연기적 방향성을 잡은 이준은 이후 2014년 tvN '갑동이'를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역시 주인공은 아니었다. 그러나 주인공을 무색하게 하는 캐릭터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갑동이'에서 이준은 싱그러운 미소가 매력적인 '훈남'이자 천재이지만,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이코패스 류태오를 연기했다.

웬만한 연기파 배우도 선뜻 나서지 않는 역할이지만 이준은 사이코패스를 연기하며 우리가 살면서 결코 마주치고 싶지 않은 병적인 눈빛을 보여줬다.

이후 그는 MBC TV '미스터백'에서 제멋대로인 재벌 2세 한량 최대한을 연기한다. 남들은 까칠하면서도 매력적인 재벌 2세를 못 맡아 난리인데, 그는 한심한 한량을 연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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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캐릭터를 발판 삼아 그가 현재 SBS TV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만들어내는 한인상 캐릭터는 감탄을 자아낸다.

정성주 작가는 한인상에 대해 "특권의 인큐베이터에서 만들어진 수재"라고 표현했다.

부모가 붙여준 과목별 고액 과외 선생의 지도에 따라 공부를 해 결국 서울대 법대에 진학하지만, 부모님 말씀은 법인 줄 알고 살면서 많은 부분 억압당했던 한인상은 자신과 정반대의 환경에서 자라난 자유분방한 소녀 서봄을 만난 후 덜컥 사랑에 빠져 임신이라는 사고를 치고 만다.

자신이 귀족인줄로만 알고 자라다 서봄을 보고 정신을 놓아버린 한인상이 부모의 가이드라인을 벗어나 좌충우돌 철부지 청소년의 본색을 드러내는 과정을 이준은 세밀하게 그려냈다.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면서 눈물, 콧물 쏟아내고, 자신이 저질러놓은 일에 걱정하다가도 눈앞의 사랑에 녹아버리며, 집안 배경에 기대지 않고 순수성과 순진함을 유지하는 모습을 살갑게 표현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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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부터 안하무인 '갑질' 고교생까지

B1A4의 바로는 출발은 특이하지 않았다.

2013년 '응답하라 1994'의 빙그레는 '순둥이' 의대생으로, 남들이 선망하는 캐릭터였다.

그러나 '응답하라 1994'가 대박을 치면서 조연이었지만 단번에 스타덤에 오른 그가 그다음에 선택한 캐릭터는 예상을 깼다.

바로는 2014년 SBS TV '신의 선물-14일'에서 지적장애인 기영규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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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후반이지만 6세 정신연령을 가진 지적장애인으로, 고아원에서 도망 나온 인물이다.

가난해서 신발도 변변하지 않은 기영규의 행색은 말이 아니었다. 전작에서 지방 부잣집 출신 의대생을 연기했던 바로로서는 180도 다른 행보였다.

아이돌스타의 화려함은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동정심을 자아내는 순진하고 착한 기영규로 분한 바로는 녹록지않은 캐릭터를 소화하며 연기력을 한뼘 넓혔다.

그러다 이번에는 아버지의 배경만 믿고 위아래 가릴것 없이 안하무인 '갑질'을 해대는 못된 고교생이 됐다.

MBC TV '앵그리맘'의 홍상태는 그가 다니는 고등학교 재단 회장의 아들이다. 비리와 폭력으로 점철된 인생을 사는 아버지를 고스란히 닮아 홍상태도 어디서 못된 것만 배운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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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은 교사들이 알아서 조작해주고, 재단 회장 아들의 권력으로 교내 '일진'도 마음대로 부리는 홍상태는 학교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이다. 자기 마음에 안 들면 교사든, 학생이든 언제라도 잘라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홍상태를 바로는 참 밉상스럽게 그리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악역도 아니고, 그저 못되고 꼴보기 싫은 캐릭터일 뿐인 홍상태를 그는 주저함 없이 소화해내고 있다.

김영섭 SBS드라마본부장은 1일 "아이돌스타들은 대개 멋지고 잘나고 폼나는 역을 맡으려 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겉치레나 포장만 생각하면 연기는 망가진다"면서 "그런 면에서 이준이나 바로는 연기적으로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김 본부장은 "아이돌도 드라마 속 캐릭터에 몰입하면 충분히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은 보여주고 있다"면서 "제작진도 아이돌 스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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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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