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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카지노 소유권 외국자본이 야금야금…'지각변동'

송고시간2015-04-3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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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지역의 카지노 소유권이 잇따라 외국 자본에 넘어가면서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30일 제주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홍콩 란딩 국제발전유한공사와 겐팅 홍콩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제주 현지 법인인 그랜드익스프레스코리아㈜가 서귀포시 하얏트호텔 카지노를 인수해 '겐팅제주카지노'로 재개장했다.

홍콩 란딩그룹과 겐팅 싱가포르는 또 람정제주개발이라는 합작 법인을 설립해 현재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공원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을 갖춘 복합리조트를 조성하고 있다.

거대 화교자본인 중국의 란딩그룹과 말레이시아의 겐팅 버하드그룹이 각각 홍콩과 싱가프로에 있는 계열사를 활용해 제주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복합리조트를 지어 카지노 영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제주도가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를 신설하는 등 신규 카지노를 허가하지 않을 방침을 밝히자 발 빠르게 기존 카지노를 인수해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같은 시기 제주KAL호텔에 있는 골든비치카지노도 대주주가 바뀌었다. 제주에서 골프장과 호텔, 콘도미니엄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블랙스톤리조트가 전체 지분의 52.5%를 사들인 것이다.

이 회사는 360억원을 들여 기존 대주주의 지분을 일정 부분씩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히 보면 카지노 운영권이 국내 자본으로 넘어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중국 자본이 투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3년 100억원 가까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영업에서도 63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심각한 자본잠식 상태인 블랙스톤리조트가 카지노 지분을 사들일만한 자금 여력이 있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카지노 운영권 확보에 들어간 자금이 지난해 블랙스톤리조트와 합작해 제주에 '금수산장국제리조트'를 짓겠다고 했던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신화롄그룹에서 나왔다고 추측하기도 한다.

㈜엔에스디영상이 운영하는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의 더케이제주호텔카지노의 지배구조도 같은 시기에 바뀌었다. 중국인으로 보이는 인물과 정모씨 등 2명이 각각 30%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가 됐다.

지난달에는 필리핀의 자본가가 ㈜지앤엘이 운영하는 더호텔의 엘베가스카지노 인수를 선언하며 이사회 명부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제주에 있는 8개 외국인 카지노 가운데 4개 카지노가 불과 1년 만에 이미 외국 자본에 넘어갔거나 넘어가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국내 회사인 동화투자개발과 함께 제주 최고층 드림타워을 짓기로 한 중국의 녹지그룹과 이호유원지 개발을 추진 중인 분마그룹도 카지노 설치를 공식화한 상황이어서 제주의 카지노가 외국 자본에 모두 잠식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가 하루빨리 카지노에 대한 관리·감독을 엄격히 하기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원돈 제주도 카지노감독기구추진담당은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카지노의 지배구조가 어떻게 바뀌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며 "하루라도 빨리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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