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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따라 동심으로"…어른 위한 동화 잇따라 출간

송고시간2015-05-0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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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어른을 위한 동화가 잇따라 출간됐다. 어린이날인 5일, 어른도 다시 한 번 순수한 감성에 빠져들면서 삶의 의미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들이다.

호기심 많은 소년이 어느 날 무작정 여행길에 오른다. 하지만 소년이 택한 여행길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고, 이곳저곳으로 갈린 이정표가 있다.

"네가 늑장을 부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도 뒤처지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 소년을 재촉하는 고양이의 말에 소년은 이미 많은 사람이 이 여행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목적지 없이 그저 보이는 화살표를 따라 질퍽거리는 길을 걷던 소년. 우두커니 서 있던 새가 말을 건다.

"네가 가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너 자신에게 물어봐. 그러고 나서 네가 잘 아는 이정표를 따라가야 해."

질문을 하려는 순간 새는 사라지고, 소년은 머리 위에 떠오른 북극성을 발견한다. 그리고 비로소 자신만의 여행을 시작한다.

아동문학가 피터 레이놀즈가 쓴 어른을 위한 동화, '별을 따라서'(세상풍경·민지현 옮김)는 여행을 통해 성장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그렸다.

짤막한 문장과 레이놀즈의 신비한 그림이 만나 어른에게 질문을 던진다. 자신이 하는 일이 진정 마음에서 우러난 것인지, 아니면 눈앞에 보이는 화살표만 따라가는 것인지를.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 황선미는 집을 소재로 한 동화 '기다리는 집'(에스티임)을 펴냈다.

동네 흉물인 '감나무 집'에 어느 날 불길한 기운을 풍기는 한 남자가 찾아온다. 이 남자는 갑자기 감나무 집을 치우고, 고치고, 세우기 시작한다. 마치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인 듯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고 눈길을 줘도 피하면서 묵묵히 집 고치는 일에만 열중한다.

집이 완성될 무렵, 남자는 병원에 실려 간다. 누군가 불을 질렀지만 남자는 피하지 않았다. 알고보니 집을 고치던 남자는 수년 전 사라진 감나무집 아들 명길이었고, 불을 지른 건 명길의 아들 재성이었다.

황선미는 인간의 상처가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지만 그 상처를 치유하는 것 또한 관계 속에서 이뤄진다는 메시지를 작품에 담았다. 그리고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선, 우리에게 든든한 뒷배인 '집'의 의미를 되돌아본다.

'아무것도 무엇인가요?'(이숲·김미리 옮김)에는 세계적 불교지도자 틱낫한이 아이들의 31가지 질문에 직접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동 그림책이지만, 어른에게도 깨달음을 주는 문장으로 차 있다.

"왜 저는 가끔 외롭고, 아무도 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까요?"

"여러분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때로 무심해서 여러분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을 잊어버릴 수도 있답니다. 아무도 여러분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면, 자연으로 눈을 돌려 보세요. (중략) 세상은 비록 표현하지 않아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여러분을 사랑한답니다."

"화가 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여러분 안에 있는 화를 분명히 인식하면, 화를 다스릴 수 있게 된답니다. 그러니 억지로 화를 억누르지 마세요. (중략) 하지만 차분하게 잠시 화와 함께 있다 보면, 그 화를 분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거예요."

틱낫한은 책을 소개하며 말한다. "나는 내게 질문한 아이들보다 나이가 한참 많지만, 함께 모여 앉아 이야기할 때 나이 차이를 느끼지 못한답니다. 왜냐면 우리는 모두 하나로 이어져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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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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