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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노인병원 수탁자 "내달 10일 폐업"…노조·환자 '반발'(종합)

송고시간2015-05-0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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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환 원장 "의사·간호사 부족하고 적자 심화…파산 상태"청주시 "민간위탁운영자 2차 공모 무산되면 임시 폐쇄 불가피"

청주노인병원 폐업 선언하는 한수환 원장
청주노인병원 폐업 선언하는 한수환 원장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청주시노인전문병원 민간위탁운영자인 한수환 씨엔씨재활요양병원장이 6일 오전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2012년 1월부터 제가 위탁 운영한 시노인전문병원을 다음 달 10일 자로 폐업하고 의료기관 개설 허가증을 시에 반납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5.5.6
vodcast@yna.co.kr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이 2009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노조와 대립 끝에 수탁 포기를 선언했던 민간위탁운영자가 다음 달 10일 자로 병원 폐업을 선언한 것이다.

청주시가 이달 중 새 수탁자를 찾지 못하면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노인전문병원 운영자인 한수환 씨엔씨재활요양병원장은 6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2년 1월부터 맡아 운영해온 시노인전문병원을 다음 달 10일 자로 폐업하고 의료기관 개설 허가증을 시에 반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시에 위탁 포기서를 제출했던 한 원장은 "다음 수탁자가 나올 때까지 병원을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의사, 간호사가 부족해 환자 안전을 책임질 수 없고 매달 8천100만원의 적자가 발생, 채무가 늘어나 더는 병원을 운영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폐업 이유를 밝혔다.

그는 지난 4일 직원들에게 '폐업으로 인한 해고 예고'를 우편으로 통지했다며 "다음 수탁자가 나올 때까지 병원을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경제적 능력이 한계에 이르렀다. 개인적으로 파산 상태에 놓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간병사 등 노조원, 청주고용노동지청, 노동계, 시민단체 등을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한 원장에 따르면 의료법상 환자 18명당 최소 1명의 간호사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잇단 퇴직 신청으로 이달 말이면 간호사는 7명에서 2명으로, 의사는 3명에서 1명으로 준다.

병원 측은 매달 발생하는 적자 외에 각종 공과금과 4대 보험료 등 체납 비용이 10억원 가량 된다고 전했다.

한 원장의 병원 운영 데드라인 제시에 노조가 발끈하고 나섰다.

권옥자 노조위원장은 "의사라면 불안해하는 환자들을 돌보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귀한 생명을 짐짝 다루듯 하면 안 된다"며 "조합원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를 지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주노인병원 폐업 선언하는 한수환 원장
청주노인병원 폐업 선언하는 한수환 원장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청주시노인전문병원 민간위탁운영자인 한수환 씨엔씨재활요양병원장이 6일 오전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2012년 1월부터 제가 위탁 운영한 시노인전문병원을 다음 달 10일 자로 폐업하고 의료기관 개설 허가증을 시에 반납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5.5.6
vodcast@yna.co.kr

권 위원장은 "한 원장은 민간위탁운영자인 씨엔씨재활요양병원이 노인전문병원장으로 위촉한 사람"이라며 "씨엔씨재활요양병원이 새 수탁자가 선정될 때까지 노인전문병원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초 110명이던 근로자 가운데 간병사 등 노조원은 66명이다.

입원 환자들도 불만을 쏟아냈다.

방광암 수술 후 3년째 입원 중인 박모(75)씨는 "이곳의 시설과 공기가 좋아 절대 다른 데로 못 간다. 고령의 환자들이 병원을 옮긴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며 "환자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시는 이날 노인전문병원 민간위탁운영자 2차 공모 공고를 냈다.

시는 오는 21일까지 응모자가 나타나면 수탁기관선정심의위원회를 최대한 빨리 열어 오는 26일까지 위탁운영 적격 여부를 응모자에게 통보할 계획이다.

시는 2차 공모도 무산될 가능성에 대비, 응모 자격을 지역에서 충북 및 전국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2차 공모가 무산되면 조례를 개정한 뒤 3차로 전국 공모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2차 공모가 실패하고, 한 원장이 폐업을 강행하면 노인전문병원은 운영자 공백에 따라 일정 기간 임시 폐업 상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철희 복지문화국장은 "노사 간 합의가 무산되고 병원장의 수탁 포기 선언에 이어 폐업 결정을 내린 것은 유감"이라며 "2차 공모에서 새 수탁자가 나오지 않으면 한 원장의 폐업에 따라 병원 임시 폐쇄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전문병원은 청주시가 서원구 장성동에 156억원을 들여 2009년 182병상 규모로 지었다. 지난달 말 현재 130명이 입원해 있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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