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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김무성·유승민 '투톱', 연금 해법놓고 이견 노출

송고시간2015-05-06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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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에 불만 표출…제동 걸어 친박계, 지도부 대야 협상전략 비판 쏟아내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류미나 기자 =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의 6일 국회 본회의 처리가 무산되는 과정에서 여당 지도부의 대응에 미묘한 균열 조짐이 엿보였다.

100일 가까이 호흡을 맞춰 온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의 '투톱' 체제가 야당과의 연금 개혁 협상 국면에서 이견을 드러낸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4시30분께 여야 원내대표의 협상장을 전격 방문, 지난 2일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의 4자 회동에서 합의된 문구에 수정이 가해지는 데 대한 강한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당초 합의문에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따른 재정절감분의 20%를 공적연금 강화에 활용한다거나 국민연금의 명목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한다는 명시적인 수치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날 여야 원내지도부의 협상 과정에서 이런 수치를 국회 규칙의 첨부서류에 넣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과정을 거쳤으면 (자당 의원들을) 설득해 합의를 지키는 노력을 해야지, 욕먹기 싫어서 합의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새 요구를 걸고 나오는 게 정치지도자가 할 일인가"라며 "당내에서 욕먹을 게 겁나면 정치를 안 해야지"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는 표면적으로 '20%-50% 명시' 요구를 들고 나온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를 향한 불만의 표시지만, 이면에선 야당의 요구를 일정부분 받아주려는 듯한 유 원내대표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 대표는 "합의를 지켜야지, 합의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얼마나 어렵게 한 합의인데"라고 노기를 애써 감추지 않았다.

유 원내대표는 일단 당내 '서열'에서 상위에 있는 김 대표의 발언에 즉각적인 반응을 가급적 삼가면서도 내심 불쾌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의원총회에서 오늘 결론을 내고 끝까지 할 생각이었는데, 막판에 (김무성) 대표께서 당의 화합이나 청와대와의 관계를 고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 최고위원회가 '20%-50%의 부칙 첨부서류 명시'에 제동을 걸자 의총에서 개혁안 처리에 대한 의원들의 찬반 표결을 물어서라도 본회의 처리를 어떻게든 성사시키려 했으나, 김 대표가 찬반 표결마저 제지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당 투톱의 균열 조짐이 노출되는 가운데 친박계 의원들은 지도부를 정조준했다.

당장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과의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지도부를 거칠게 몰아세웠다.

서 최고위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 안은 못 받는다, 다시 협상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준안의 단독 처리로 '20%-50%의 첨부서류 명시'에 마지노선을 그을 수밖에 없는 야당의 상황을 모를 리 없는 친박계로선 사실상 지도부를 진퇴양난의 형국으로 몰아넣은 셈이다.

실제로 친박계인 김태흠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에게 "(의총에서 표결 전에) 당 지도부가 사퇴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른 친박계 핵심 의원도 "이 정도로 야당과의 협상에 무능한 지도부는 처음 봤다"며 "협상 능력이 너무도 한심해 뭐라고 평가할 가치조차 없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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