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폐업' 청주노인병원 환자·의료진 이탈 '도미노'
송고시간2015-05-12 10:58
환자 14명 병원 옮겨…의료진 줄사표로 의료공백 현실화
(청주=연합뉴스) 황정현 기자 = 시립 청주시노인전문병원 수탁자가 내달 10일 폐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의료진과 환자들이 속속 떠나면서 우려했던 병원 파행 운영이 현실화되고 있다.
12일 이 병원에 따르면 지난주 한수환 노인전문병원장의 폐업 선언 이후 14명의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
지난주 4명이 빠져나간데 이어 이번 주 들어 이틀 사이에 10명이 나가면서 수용 환자가 110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말 입원 환자가 140명에 달했던 것에 비해서는 30명이 감소한 것이다.
동요 움직임은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도 마찬가지다.
한 원장이 2012년 1월 이 병원 운영을 맡을 당시 의사 수는 5명이었지만 올초 2명이 이직했고, 나머지 2명도 이번 주 퇴직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이 병원에 의사라고는 한 원장 1명만 남게 돼 사실상 진료 중단 사태를 맡게 된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역시 지난해 말 36명에서 현재 25명으로 11명이 줄었다.
이달 말이면 비노조원인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 6명도 이직할 예정이어서 간호 인력은 간호사 2명을 포함해 19명만 근무하게 된다.
의료법상 환자 18명당 최소 1명의 간호사가 배치돼야 한다.
간호 인력이 대거 이탈하는 이달 말이면 시립인 청주노인병원의 간호 인력이 의료법상 기준치를 충족시키지 못해 '불법 진료'하는 상황을 맞게 것이다.
한 원장은 "운영난으로 예고했던 것처럼 다음 달 10일 폐업할 수밖에 없다"며 "의료 공백에 따라 수용 환자들에게 다른 병원으로 옮길 것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이와 관련 한 원장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권옥자 전국공공운수노조 청주시노인전문병원분회장은 "병원을 폐쇄하려는 꼼수"라며 "한 원장은 병원을 폐쇄할 권한이 없으며 청주시장이 나서 노인병원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원장은 근무제도 변경 등을 놓고 지난해 초부터 노조와 대립하다가 지난 3월 적자 누적에 따라 병원을 운영할 수 없다며 수탁 포기와 함께 내달 10일 폐업한다고 선언했다.
시는 한 원장의 수탁 포기에 따라 후임 위탁자 공모에 나섰으나 1차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해 2차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2차 공모에서 위탁자를 차지 못한 가운데 한 원장이 예고로 내달 10일 폐업하면 한동안 병원 폐쇄가 불가피하다.
시는 노인전문병원 위탁운영자를 전국에서 모집키로 하고, 응모 자격을 지역에서 전국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조례개정안을 마련, 오는 15일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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