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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는 하나'…러시아서 어우러진 남북 태권도

송고시간2015-05-13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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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주도 ITF, 한국 주도 WTF 세계선수권서 사상 첫 시범공연

WTF-ITF 합동 시범
WTF-ITF 합동 시범

WTF-ITF 합동 시범
(서울=연합뉴스) 세계태권도연맹(WTF)과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이 12일 러시아 첼랴빈스크 트락토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시범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
seephoto@yna.co.kr

(첼랴빈스크<러시아>=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남한과 북한 주도로 두 갈래 길을 걸어온 태권도가 뿌리는 하나임을 확인하고 화합을 위한 역사적인 첫 걸음을 뗐다.

북한 주도로 발전해온 국제태권도연맹(ITF)은 12일(현지시간) 러시아 첼랴빈스크 트락토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5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시범 공연을 펼쳐보였다.

ITF가 WTF 주관 대회에서 시범을 선보인 것은 1966년 ITF, 1973년 WTF가 창립한 이후 사상 처음이다.

이번 시범공연은 조정원 WTF 총재와 북한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장웅 ITF 총재가 지난해 8월 중국 난징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태권도 발전을 위한 의향서에 서명한 뒤 첫 번째로 이뤄진 실천적 조처다.

의향서에는 앞으로 WTF와 ITF에 소속된 선수들이 서로 경기 규칙을 준수하면 양 단체가 주최하는 대회와 행사에 교차 출전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조 총재가 지난해 11월 장웅 총재와 ITF시범단을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개회식에 초청했고, 장 총재가 이를 수락하면서 역사적인 무대가 마련됐다.

예술의 나라답게 역대 개회식 중 가장 볼거리가 풍성했지만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ITF와 WTF의 태권도 시범이었다.

식후행사에서 ITF 시범단과 WTF 시범단은 바흐 IOC 위원장의 축하 영상메시지가 흐른 뒤 차례로 20분씩 공연에 나서 1천루블(약 2만2천원)에서 1천500루블(약 3만2천원)을 주고 7천석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을 태권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했다.

지난 9일 첼랴빈스크에 도착한 22명의 ITF 시범단은 임원을 포함해 22명으로 꾸려졌다. 이 가운데 단원은 17명으로 북한에서 여자 3명을 포함한 13명이 왔고 러시아와 체코 출신이 2명씩 포함됐다.

그동안 WTF 태권도는 올림픽 스포츠로서 변화를 거듭해왔고, ITF 태권도는 비교적 무도 태권도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발전해왔다.

양측 시범에서도 이 같은 상황에서 비롯된 차이가 잘 드러났다.

ITF 태권도는 힘과 절도있는 동작을 바탕으로 다소 투박해 보이지만 순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상의를 벗은 단원들의 가슴과 배 등에 각목을 내리쳐 부러뜨리는 차력에 가까운 장면도 있었다.

코믹한 요소를 가미한 상황극으로 대중에게 호소하려는 노력도 보였다.

ITF 시범단은 초반 긴장한 듯 실수도 했지만 관중의 박수에 이내 묻혔다.

WTF 시범은 상대적으로 태권도 시범이 아닌 스토리가 있는 한편의 공연 같은 느낌이 들게 할만했다.

때론 웅장하고 때론 경쾌한 음악과 화려한 조명이 시종 밑바탕에 깔렸고 초청 국가의 전통의상과 음악도 활용하는 등 최근에는 더더욱 극적인 면을 강화했다.

하지만 WTF와 ITF 시범은 기본적인 동작이나 위력 격파 등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 결국 뿌리는 하나임을 보여줬다.

양 단체 시범단은 서로 공연이 끝난 뒤 함께 무대에 올라 러시아 태권도 꿈나무 100여명을 사이에 두고 간단하게 주먹 지르기와 발차기 동작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후 조정원 WTF 총재와 황호용 ITF 수석 부총재 등이 일일이 양 단체 시범단원과 악수하며 격려했고, 기념 촬영을 하면서 역사적 순간은 마무리 됐다.

'태권도는 하나'…러시아서 어우러진 남북 태권도 - 2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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