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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가 삼킨 필리핀 신발공장…"갇혔다고 문자 보냈는데…"

송고시간2015-05-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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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서 탈출 못한 종업원 시신 무더기 발견…최대 67명 사망 우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내 딸의 동료가 2층에 함께 갇혔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

13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북부 발렌수엘라 지역에 있는 한 신발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 현장에서 이 공장 근로자 메리 앤 이쿠스핏(27)의 어머니가 소방대원들에게 이같이 말하며 딸을 구해달라고 애원했다.

14일 현지 언론과 외신들에 따르면 전날 밤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31명으로, 그 수가 60명을 넘을 것으로 우려된다.

가족들이 화재 발생 초기에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신고한 근로자 수는 일부 차이는 있지만 65명 또는 6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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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재는 2층짜리 공장 1층의 주 출입문 수리를 위한 용적 작업 중에 불똥이 옆에 있던 슬리퍼 제조원료인 발포제에 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무 슬리퍼를 만드는 공장 특성상 인화성이 강한 재료가 곳곳에 쌓여있어 불이 유독가스와 함께 순식간에 번지며 인명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 출입구 쪽에서 불이 나자 종업원들이 주로 2층으로 대피했다가 고립돼 숨진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했다.

생존자 중의 한 명인 공장 경비원은 "참사 당시 작업장에 50명 이상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현지 윌베르토 리코 소방대장은 "화재 직후 처음 2층에 갔을 때 많은 시신이 있었고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공장 안 계단 옆에는 출입구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채 불에 탄 여성의 시신이 발견돼 근로자들의 필사적인 탈출 노력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밤새 화재 현장에서 생존자가 있기를 애타게 기원했지만 기대하기 힘들다는 말들이 나오자 눈물을 쏟으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 신발 공장을 비롯해 필리핀의 제조 공장들이 저임금을 무기로 제품 생산과 수출을 하기 때문에 근로 환경이 열악하고 소방설비 등 안전 규제 또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이 같은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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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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