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5천만원 수수 의혹 조현오 전 청장 혐의 입증 주력(종합)
송고시간2015-05-21 18:42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 적용 염두…조 청장 "무리한 수사"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검찰이 부산의 건설업자에게서 거액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부산지검 특수부(김형근 부장검사)는 조 전 청장에게 5천만원을 줬다고 진술한 부산의 중견 건설업체 실소유주 정모(51)씨를 상대로 돈의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정씨가 조 전 청장에게 돈을 건넨 배경을 크게 2가지로 보고 있다.
먼저 친분이 있는 부산경찰청 소속 경찰 간부 2∼3명의 승진을 청탁하면서 줬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건설업을 하는 정씨가 자신의 사업추진에 도움을 바라고 돈을 건넸을 수도 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그러나 정씨는 검찰 조사에서 "인사 청탁 등과는 무관하고 선의로 돈을 건넸다"며 대가성이나 직무관련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씨가 돈을 줬다고 진술한 시점과 장소를 바탕으로 조 전 청장의 동선과 비교하는 작업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 전 청장에 대한 수사도 상당 부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와의 통화내역과 조 전 청장과 주변인물의 계좌 거래내역도 확보해 꼼꼼하게 분석하고 있다.
조 전 청장이 회원권을 가진 서울의 한 골프장은 물론 조 전 청장이 수차례 라운드를 한 것으로 알려진 부산과 경남지역 골프장에 수년간의 예약자, 실제 라운드에 참여한 사람 등에 관한 정보 등을 요청했다.
검찰은 이런 사전조사를 더 하고 나서 다음 주께 조 전 청장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안팎에서는 조 전 청장에게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판단하고 소환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조 전 청장은 "어떤 명목으로든 돈을 받은 적이 없다. 나에게 돈을 건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또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를 한다며 비판했다.
검찰이 의심하는 인사청탁 시점이 2010∼2011년인데 2008년 1월부터 최근까지 골프 라운드 기록을 요청한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조 전 청장은 "인사 청탁 관련 뇌물사건을 수사한다면서 시기도 다른 골프장 이용 내역까지 들춰보는 것은 주변을 털어 아무거나 걸리면 그것으로 수사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osh998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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