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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밤' 일으킨 "가면 앞에 평등한 목소리"

송고시간2015-05-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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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시청률 10% 육박…'슈퍼맨'과 대결 눈길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복면가왕'은 일요일 TV 예능의 혁명이 될 것"(지상렬)이라는 예언은 과했지만, 크게 비켜가지 않았다.

방송 7주째를 맞은 MBC TV 예능 프로그램 '일밤'의 코너 '복면가왕' 기세가 심상치 않다.

참가자들이 계급장을 떼고 복면을 쓴 채 가창력으로만 승부를 내는 이 프로그램의 인기는 날로 치솟고 있다.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은 '일밤' 부활을 알리는 동시에 적수가 없었던 KBS 2TV의 육아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긴장하게 할 정도다.

'복면가왕' 성공은 예능이 갖춰야 할 감동과 재미라는 기본에 충실했기에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MBC '일밤' 일으킨 "가면 앞에 평등한 목소리" - 2

◇ "모든 목소리는 평등"… 반전과 감동

원조 '꽃미남' 가수 심신일까, 아니면 '포기하지 마'를 히트시킨 가수 성진우, 그도 아니면 'DJ 지-팍'으로 활동 중인 방송인 박명수일까.

지난 주말 방송된 '복면가왕' 7회에서 파란 가면을 쓴 채 노래를 멋들어지게 부르던 '철물점 김사장'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온갖 인물을 떠올렸던 판정단과 시청자들은 깜짝 놀랐다.

음악과는 별 인연이 없어 보였던 방송인 홍석천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뒤 시련을 겪었던 홍석천은 "편견에 부딪혀 좌절한 사람들이 많은데 내가 그 중 1, 2번은 될 것 같다"면서 "상대의 진실한 모습을 알려고 하면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게 '복면가왕'"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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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의 가장 큰 매력은 홍석천의 설명처럼 '모든 목소리는 가면 앞에 평등하다'는 모토 그 자체에 있다.

놀라운 가창력의 복면 가수가 그동안 댄스 실력만 조명받았던 아이돌 가수이거나 드라마와 영화에서 작은 배역으로 얼굴을 알음알음 알렸던 배우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 편견을 깨는 반전 드라마가 감동과 함께 펼쳐진다.

프로그램 흥망을 가르는 '알짜' 복면가수 섭외를 위해 민철기 PD를 비롯한 제작진은 이미 첫 방송 전부터 각계각층 인사의 노래 동영상 1천여 건을 훑었다.

민 PD는 '음악중심' 등을 주로 연출한 베테랑이다.

아무개가 노래를 잘한다는 이야기를 풍문으로 들어도, 그 실력을 확인할 동영상 등 명백한 증거 자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섭외 원칙이다.

◇ 피로감 없는 추리 게임으로 호응

MBC TV의 가창력 경연 프로그램으로는 '나는 가수다'가 첫손에 꼽힌다.

지난 1~4월 방영된 '나는 가수다3'는 흥행하지 못한 배경을 두고 경연 긴장감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예전보다 덜한 데다 재미를 지나치게 덜어낸 탓이라는 지적이 많다.

'복면가왕'은 '나가수'와 같은 서바이벌 형식의 경연 프로다.

하지만 판정단이나 시청자 모두 피로감이나 긴장감을 느끼는 대신, 복면가수 정체를 알아맞히는 재미가 상당하다.

"심각한 가창력 대결이 아니라 매력적인 목소리 주인공이 누구인지 찾으면서 가볍게 달려보는 프로그램"이라는 민 PD의 기획의도가 잘 맞아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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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전후로 온라인 커뮤니티는 몸짓이나 체형, 특유의 음색 등 온갖 힌트를 동원해 복면가수 정체를 유추하는 누리꾼들로 넘쳐난다.

누리꾼들의 뜨거운 관심은 통계로도 증명된다.

'복면가왕'은 방송 첫 주부터 CJ E&M과 닐슨코리아가 공동 개발한 CPI 지수(콘텐츠 파워지수) 순위에서 10위권에 진입하더니 최근 계속 3~4위를 점하고 있다.

'복면가왕'의 색다른 포장도 프로그램 매력을 더한다.

베네치아에 가면 축제에나 등장할 법한 화려한 가면과 의상은 물론이거니와 '황금락카 두통썼네', '꽃피는 오골계', '질풍노도 유니콘' '앙칼진 백고양이' 등 괴상한 닉네임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데 주효했다.

◇ 최강자 '슈퍼맨'과의 대결 관심

시청률 6.1%(닐슨코리아·전국 기준)로 출발한 프로그램은 초반부 들쭉날쭉한 성적을 보이다가 4회 6.7%, 5회 8.5%, 6회 9.2%에 이어 17일 방송된 9회에서 9.6%를 기록했다.

전작인 '애니멀즈' 시청률이 2%대까지 떨어졌던 것을 떠올리면 놀라운 성적이다.

'복면가왕'은 그동안 '일밤' 체면을 혼자 살렸던 '진짜 사나이' 시청률에 근접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일요일 예능 최강자인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과의 대결도 관심사다.

'복면가왕'의 흥행을 두고 그동안 TV 예능가를 장악하다시피 했던 관찰 예능 프로에 물린 시청자들이 '복면가왕'에 눈길을 돌렸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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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했던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요즘 하락세다.

지난 10일 방영분은 12.6%까지 내려앉았다. 같은 날 9.2%를 기록한 '복면가왕'으로서는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벽이다.

'복면가왕'의 장기적인 흥행을 위해서는 가창력 뛰어난 복면 가수들이 계속 수혈돼야 한다.

'복면가왕'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에 아직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제작진 입장이다. 프로그램이 흥행하면서 섭외도 더 잘 되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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