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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 놓친 보건당국…메르스 확산 우려 자초

송고시간2015-05-2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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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행적 광범위 추적해야…대중교통·다중시설 이용했다면 파악 힘들 듯방역망 뚫려 중국 등 해외에도 '민폐'

한명 놓친 보건당국…메르스 확산 우려 자초 - 1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보건당국의 통제에서 벗어나 국내에서 일상적인 생활을 하다가 중국으로 출장 간 K(44)씨가 메르스 환자로 확진됨에 따라 보건당국은 K씨와 밀접 접촉자들을 메르스 감염 위험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또 K씨의 지난 행적을 추적해 수백명에 이르는 밀접 접촉자를 찾아야 하는 짐을 스스로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K씨가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지난 16일 이후 중국행 비행기를 탄 26일까지 행적을 샅샅이 조사하는 한편 비행기에 같이 탄 승객들과 승무원의 감염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이처럼 밀접 접촉자를 가려내는 일은 K씨의 행적이 그나마 통제 가능한 수준인 경우에나 가능하다. 만약 K씨가 대중교통을 이용했거나 불특정 다수가 모여있는 다중시설을 방문했다면 감염 우려가 있는 밀접 접촉자를 모두 찾아내기는 사실상 힘들다.

보건당국이 이처럼 큰 난관에 처하게 된 것은 검역망을 통해 K씨를 걸러내지 못했던 스스로의 잘못이 크다.

K씨는 아버지 C(76)씨의 병문안을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가 메르스 감염 환자 A(68)씨와 접촉했지만 이 사실을 보건당국에 알리지 않았다. 이는 C씨나 C씨를 간병하다가 감염자가 된 누나 D씨도 마찬가지다.

보건당국은 신고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알아낼 도리가 없다고 변명할 수도 있지만, 한 가족에서 2명이나 감염 환자가 생겼는데 K씨의 존재에 대해 관심조차 갖지 않았다는 점에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K씨는 발열 등 증상이 발생해 두차례 병원 응급실을 방문했지만 결국 중국 출장까지 강행했다. K씨를 진료했던 의료기관 역시 이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

이처럼 통제가 되지 않은 사이 K씨는 아무런 제약 없이 직장을 오가며 일상적인 생활을 했다.

보건당국은 K씨가 머무르고 있는 중국에 역학조사관을 보내 국내에서 K씨의 행적을 파악한 뒤 이동경로를 좇아 밀접 접촉자를 파악할 계획이지만 적지 않은 시간, 인력, 노력을 들일 수밖에 없다.

이미 항공기 탑승자 중 승무원 6명과 승객 1명, K씨의 부인, 국내에서 K씨를 진료했던 의료진 10명, 직장 동료 25명, 공항직원 2명 등 45명을 격리 조치한 뒤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K씨의 그간 행적에 따라 격리 대상자는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보건당국이 한 사람을 놓치는 바람에 수백명을 감염 위험에 빠뜨렸고 수많은 인력이 감염 우려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나서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허술한 방역망으로 K씨가 해외에까지 나가게 되면서 한국은 본의 아니게 외국에 까지 '민폐'를 끼치게 됐다.

K씨와 같은 항공기를 탄 사람 중에서는 59명의 중국인과 미국인, 캐나다인, 영국인, 파나마인 각각 1명 등 총 63명의 외국인이 탑승해 있었다.

K씨가 거쳐간 홍콩만 해도 200명에 대한 추적 조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방지를 위한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K씨는 홍콩에서는 버스를 이용해 광둥성으로 갔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가 역학조사 등을 통해 감염자 파악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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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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