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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제발, 빨리 좀 구해주세요" 긴장·침통에 휩싸인 中젠리현

송고시간2015-06-03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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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갈수록 구조작전 긴박…사고현장 주변과 병원 엄격 통제

양쯔강 침몰 유람선 구조작업 '제자리걸음' (AP=연합뉴스)
양쯔강 침몰 유람선 구조작업 '제자리걸음' (AP=연합뉴스)

(젠리현<후베이성 징저우시>·상하이=연합뉴스) 이준삼 한승호 특파원 = "아버지, 어머니가 물속에 있어요. 제발, 빨리 좀 구조해주세요!"

중국 양쯔(揚子)강에서 지난 1일 밤 최악의 선박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48시간이 지난 3일 밤까지도 추가 생존자가 좀처럼 늘지 않으면서 현장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한 조각 희망은 점점 절망으로 변해가는 분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거꾸로 뒤집힌 유람선 '둥팡즈싱'(東方之星)의 선실에 거의 대부분이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는 아직도 400명이 넘는다.

'기적의 생환' 대신 잠수요원들이 가까스로 건져 올린 시신을 눈앞에 마주하면서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거나 오열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유람선에 탄 456명 가운데 구조된 사람은 14명으로 전날과 같았으나 사망자는 26명으로 증가했다고 중국 매체가 전했다.

'내 부모, 내 남편, 내 자식은 아닐거야'하는 생각에 희망을 담았던 눈빛도 서서히 허탈감으로 채워져 가는 모습들이 TV화면을 통해 잇따라 방영되고 있다.

시부모와 딸이 사고 선박에 탑승했다는 한 젊은 여성은 "내 딸은 이제 겨우 세 살"이라며 통곡해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가족들의 염원과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현장 지휘가 이어지고 구조작전은 시간이 갈수록 긴박해지고 있다. 생존자를 구해낼 절대적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국은 선체를 절단해 구멍을 내고 직접 들어가 구조작업을 벌이는 방안과 선체를 세워 인양하는 방안을 놓고 다각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잠수요원들이 배 밑으로 진입하는 방법이 빠른 유속 등으로 인해 한계를 드러내면서 대안을 찾기 위한 것이지만, 자칫 배 안의 생존자에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는 우려도 있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은 사고 현장 주변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 구조작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이유로 들었다.

연합뉴스 기자가 생환자들을 만나기 위해 찾아간 사고 현장 인근 젠리(監利)현 인민병원도 입원자와의 접촉을 엄격히 차단했다.

구조된 승객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응급실에서는 시민들과 병원 관계자들이 TV를 통해 구조 상황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었다.

가족들은 당국의 안내를 받아 몇몇 곳으로 분산돼 있어 소재 파악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들이 안치돼 있어서 그런지 병원 주변엔 웃음기 없는 사람들만 간간이 드나들어 긴장감을 더해줬다.

1년 남짓 전 한국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의 참담함과 슬픔이 이웃나라에서 비슷하게 재현되는 듯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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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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