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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각 희망마저…절망에 휩싸인 中젠리현 곳곳 촛불추모식

송고시간2015-06-0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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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한없이 눈물만…건물 담위엔 수많은 노란색 리본

한 조각 희망마저…절망에 휩싸인 中젠리현 곳곳 촛불추모식 - 2

(젠리현<후베이성 징저우시>=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최악의 유람선 침몰사고가 발생한 후베이(湖北)성 젠리(監利)현은 이제 절망감과 침통함만이 남은 듯했다.

중국 당국이 4일 밤을 기점으로 침몰 선박 안에 생존자가 존재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하고 선체 인양작업에 돌입함에 따라 실낱같은 희망도 사실상 사라졌다.

지난 1일 오후 9시 28분 침몰한 '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 별)호에 대한 구조 작업은 전날 밤을 기준으로 국제기준에 따른 선박사고 조난자 생존선인 72시간을 넘겼다.

당국의 강한 통제와 제지에도 어떻게든 사고 현장에 접근하려던 승객 가족들은 이제 통곡할 기력마저 잃은 듯했다.

부모를 포함해 가족·친척 5명이 사고 선박에 탔다가 실종됐다는 예(葉·여)모 씨는 5일 오전 연합뉴스에 "(오늘) 병원 영안실을 가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승객 가족들 차원에서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잘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지난 2일 젠리현에 도착한 그녀는 구조현장에 접근하려 지난 며칠간 종일 비를 맞아가며 강변을 헤매고 다녀 보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예 씨는 "(당국의 허가를 받아) 구조본부에는 갔지만 결국 사고 현장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날 밤 젠리현 곳곳에서는 실종자들의 무사생환을 기원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대규모 촛불 추모식이 열렸다.

한 조각 희망마저…절망에 휩싸인 中젠리현 곳곳 촛불추모식 - 3

오후 8시(현지시간)께 현 중심지인 위사(玉沙)광장은 수천 명의 추모객으로 발디딜 틈 없이 붐볐고 인근의 또 다른 마을에서도 대규모 추모행사가 동시에 진행됐다.

어린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부부 등 가족단위 추모객이 눈에 많이 띄었다.

초등학교 등 몇몇 공공기관 건물 담 위에는 수많은 노란색 리본이 걸려 있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실종자 생환'에 대한 희망보다는 체념과 절망의 분위기가 더욱 강하게 감돌았다.

젠리현 곳곳에 분산돼 투숙 중인 승객 가족들 일부도 이날 밤 추모행사에 참석해 조용히 기도를 했다. 이들이 말없이 흘리는 눈물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들었다.

추모식에 참석한 한 시민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애통하고, 침통하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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