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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메르스 환자 병원 가보니 '썰렁'…의료진 "위생 철저"

송고시간2015-06-0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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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마스크 착용…"과도한 불안감 조성 직원 힘 빠질 것"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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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와 의사가 나온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은 5일 내원자들이 크게 줄어 한산했다.

이날 오후 3시께 중앙 로비에 마련된 180석 규모의 대기석에는 20명이 못 되는 사람이 듬성듬성 앉아 대부분 자리가 비어 있었다. 반대편 80여석 대기석에는 7명만이 자리에 앉아 썰렁한 풍경을 연출했다.

안내를 맡은 한 직원은 "금요일 병원을 찾는 외래환자가 적긴 하지만, 오늘은 특히나 사람이 더 적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택시에서 내리는 방문객을 맞는 현관의 직원부터 안내, 원무·수납, 외래·입원 예약, 처방전·번호표 발행 등을 돕는 직원 모두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병원에 입점한 커피숍, 휴대전화 판매 부스 직원들 역시 예외 없이 마스크를 쓰고 손님을 맞았다. 병원 안팎을 오가는 의사와 간호사, 방문객 대부분도 흰색 또는 하늘색 마스크를 써 병원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많아 보였다.

삼성병원 관계자는 "외부에서 병원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했다"며 "방문객과 직원 모두를 보호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상담 등 방문객과의 만남이 잦은 업무를 하는 직원들이 수시로 책상 위에 있는 세정액을 손에 듬뿍 덜어 꼼꼼히 손을 닦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로비 등 눈에 잘 띄는 장소에는 '메르스 위생수칙'이라고 큰 글씨로 적힌 안내문에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

이 안내문에는 ▲ 호흡기 증상이 있는 분은 마스크를 합니다 ▲ 손위생을 철저히 합니다 ▲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방문은 자제합니다 ▲ 기침 예절을 잘 지킵니다 등의 수칙이 적혀 있었다.

로비를 벗어난 각 병동 대기석은 더 썰렁했다.

특히 소아청소년센터 대기석은 순서를 기다리는 환자는 없이 텅 비어 있었다.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으러 온다는 어린이·부모 몇 명만이 눈에 띄었다.

센터 관계자는 "벌써 지난주부터 소아과는 외래 어린이 환자가 뚝 끊겼다"면서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혹시라도 메르스에 감염될까 우려한 부모들이 병원 방문을 꺼리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로비의 풍경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였지만, 진료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불안감을 숨기지 않았다.

경남 창원에서 병원을 찾은 한 60대 여성은 "수술을 받은 남편의 검사를 위해 병원에 왔다"면서 "어제 뉴스에서 이 병원 의사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이미 2주 전에 예약한 터라 오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남편이 수술을 받고 몸이 약해져 혹시나 감염될까 봐 불안하지만 오늘 꼭 해야 하는 검사라 예약을 취소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부인 옆에 앉은 남편은 마스크와 함께 손에 흰색 장갑도 끼고 있었다.

한 50대 여성 환자는 "이 병원에 메르스 환자가 있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는데, 병원에 사람이 없는 것이 이상해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니 그렇다고 하더라"라며 황급히 병원을 나섰다.

삼성병원 관계자는 "국민이 추가 감염을 우려하는 부분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병원에는 메르스 환자뿐 아니라 훨씬 위중한 환자도 많다"면서 "과도한 불안감이 조성되는 것은 매일 병원으로 출근해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는 힘 빠지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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